나에 관하여

090327 +

그을곰 2009. 3. 28. 08:04

야속하게도 4월이 다 되어 가는데
눈은 그치지 않는다.

텅텅 비어있는, 
혹은 논문들로 가득찬 방 안으로 들어올 때면
눈 때문에 온 몸이 젖은 솜처럼 무겁다.

오메가 3도, 비타민도,
야채도, 그리고 짙게 탄 커피도
조금도 내 힘을 끌어올리지 못한다.

하지만 조급하다고

세상의 방법을 시도하는 나는
오히려 계속해서 실패하는 것이 맞다.

토끼굴274 - 그리스도인이 된 후
2008.04.19 08:14

그리스도인이 된 후
하나님을 향한 신뢰가 끊어지고
내가 그를 더 이상 의지하지 않을 때
 
예전의 그리스도를 모르던 때보다
오히려 형편없이 약해짐을 깨달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는
세상의 방법에 의지해서
세상의 사람들을 조금도 상대할 수 없다.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가장 무의미해보이는
아무도 공감해주지 않고
고개 끄덕여주고 
등 두들겨주지 않는
그 길로 가지 않는 한

나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기보다는
멍청하다는 소리를 듣고,

누군가 박수 쳐주는 곳이 아닌
비난과 조롱을 받는 곳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리보다는
내가 가진 한 톨의 사랑을 쪼갤 수 있는 자리로.

어디가 되든,
스스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