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굴
토끼굴512 - 상처
그을곰
2009. 9. 17. 23:42
내가 더 상대를 사랑하는 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을까?
- 준영, 그들이 사는 세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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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내가 널 더 사랑하는 순간
완전히 약자가 되어버린 나는
상처를 피할 수가 없다.
왠간해선 상처를 받지 않게 된 난 내 스스로가 어른스러워졌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보다는 상처를 받지 않는 곳에 나를 두는 것에 익숙해졌을 뿐이다.
마음의 한 조각도 위험지대에 가지 않았다.
물 한 방울이라도 내 몸에 닿으면 소스라치며 등을 돌렸다.
모든 이를 권태와 무심으로 대하면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 최소한 상처받을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