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한 소고

강용석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그을곰 2011. 12. 24. 17:43
이 두 사람을 한 글에 묶는 것은 실례일지 모르겠지만, 
강용석 의원의 인터뷰를 보면서 새삼스레 두 사람이 유사한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둘다 최전방 공격수라는 점,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최전방에서 MB를 공격했고,
강용석 의원은 지난 재보선 때 역시 최전방에서 박원순과 안철수를 공격했다.

그리고 둘 다 '말'로 인하여 재판이 걸려있었다는 점,
정봉주 전 의원은 MB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로 1년 실형을 대법에서 확정받았고,
강용석 의원은 아나운서들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2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이 나왔다. 

정봉주 전 의원은 결국 실형을 선고받아 구치소에 수감되어 사실상의 정치적 사형선고인 피선거권 10년 박탈을 당하였고,
강용석 의원은 '집행 유예'니까 실제로 구치소에 들어갈 일은 없어 보인다.

인격과 인기도의 차이로 인해, 정봉주 전 의원은 삼권 분립이라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위협받고 있다는 시민들의 분개를 사며 단번에 차세대 대선 주자로까지 평가받고 있는 한편, 강용석 의원은 비호감 개그맨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버렸다. 평생 까임권을 얻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잘 살펴보면 정봉주 전 의원도, 그리고 강용석 의원도 한 일의 본질은 비슷하다고 본다. 즉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일, 그리고 본인들 스스로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 것을 입 밖으로 뱉은 것뿐이다. 정봉주 전 의원도, 그리고 강용석 의원도 자신들이 한 말이 거짓이거나 날조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정봉주 전 의원는 그나마 대외적으로 주장을 한 것이지만, 강용석 의원은 그저 술자리에서 했던 사담 아닌가? 

사실 둘다 말도 안되는 것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본다. 피해의 정도가 다른 것은 사안의 경중, 그리고 그들이 공격한 사람들의 권력의 경중, 그리고 자신들이 속한 집단의 힘의 경중 때문이라고 본다. 사족으로 사람들이 정봉주 전 의원의 사면에 대해 핑크빛 전망을 내세우고 있지만, 무능력한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에 과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거나, 설령 그것에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전력을 다해 정봉주 전 의원을 꺼내 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식견이 얄팍하다는 이유로,
신분이 미천하다는 이유로, 하극상이 벌어질수 있다는 이유로, 
나라 기강이 문란해진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이유로! 백성들의 입을 막는다면은,
과인은 대체 백성의 소리를 어디서 들을 수 있단 말이오.

-  세종 이도 in 뿌리 깊은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