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리기

인문학 하고 싶다

그을곰 2012. 1. 3. 04:22

신원 보호를 위해 스테인드 글라스 처리


오늘 웁살라에 있는 한 동생이랑 이야기하다가 나온 대화.

고1 말에 문과/이과의 갈림길 앞에 있는 때에
학교에서는 우리에게 문과/이과 적성 검사를 치르게 해주었다.
그리고 나의 결과는 문과 95%/이과 95%... 결과는 문/이과였다.

그리고 나는 문과로 진학했을 때, 그리고 이과로 진학했을 때에
무슨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없는 상태로,
단지, 이과가 취업이 더 잘된다는 주어들은 말만 가지고,
이과로 진학하였다.

그 당시에는 어쩜 그렇게나 부지런했는지,
지금의 퓨전 사극, 즉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주로 써서, 학교 국어 선생님께 보여주곤 했었다.

내가 이과로 진학한다는 말을 들으시고, 
국어 선생님께선 
"너는 문과로 갈 줄 알았는데..."
라고 하셨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 나는 컴퓨터 공학도로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사실상 마치고,
이제는 박사 과정의 초입에 서 있다.

아무 생각없이 지른 이과로서의 삶에서
꽤 높은 곳까지 올라온 셈이다.

재능이 없다는 생각은 수억번도 더 해왔는데,
그만둘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그만 여기까지 와 버렸다.

언젠가 별안간에
나에게도 기회가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