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곰 2012. 11. 25. 23:51

  1. 요즘 시대의 화두는 양극화이다. 2012년 대선판에서 정확한 뜻이 뭔지도 모르겠는 경제민주화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긴 하다만, 결국 경제민주화도 궁극적인 목적인 양극화를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2. 심플하게 말해서 양극화는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되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하게 되어 그 사이에 존재해야 할 중산층이 사라져 버린 상황을 의미한다. 사람 수와 부의 분포를 그렸을 때 정규 분포의 형태를 보이지 않고 양쪽 끝에 대부분의 표본들이 존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3. 자본주의라는 괴물은 본질적으로 양극화를 막을 수 없다. 자본주의는 자본가가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가가 고의적으로 분배하지 않는 수익을 국가가 개입하여 나누어주는 것이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부자들에게 누진되는 세금과 복지제도의 역할이다.


  4. 보수에서 주장하는 낙수효과는 실체도 없는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나는 믿는다. 낙수효과는 ‘양심적인 자본가’를 가정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인데, 양심적인 자본가는 우리 생각처럼 많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5. 양극화는 현대판 신분제도이다. 고대의 신분제도보다 양극화로 인한 신분제도가 더 비참한 것은, 신분상승에 대한 헛된 희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노예로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면 차라리 마음이 편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노력하면 난 잘 살 수 있어. 저들처럼 살 수 있어”라는 희망이 있을 때에, 우리는 자본가들의 계획에 따라 충실한 노예로서 복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