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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90726 인도 전통 결혼식 2009.07.28

어제는 인도 전통 결혼식에 다녀왔다.
사실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니고
내가 아는 사람의 친구의 결혼식이다.
겸사겸사해서 주말이고,
또 인도의 전통 결혼식은 어떨까 싶어 힘들게 몸을 일으켰다.

모 다른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우리나라와 조금은 비슷하게
신랑이 말을 타고 등장한다든가하는 
다양한 세레모니가 많은 것같던데,
우리가 갔던 결혼식에는 딱히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우리가 너무 늦게 결혼식에 도착했는지도 모른다.
청첩장에는 참고로 12시부터라고 써 있어서 11시에 도착했는데...

결혼식을 보면서도 사실 멍하게 있었다.
서양의 결혼식에만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는 다 생소했다.
도무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처럼 사회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처음에는 결혼식장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정자 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둘러앉아서
뭔가 던지기도 하고 이상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마도 이 장소 자체를 신성하게 하는 행위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곧 신랑과 신부가 등장했다.

신랑과 신부가 중앙에 섰고 그 사이를 하얀 천이 한동안 가리고 있었다.

곧 천이 걷히고 감격의 눈맞추기를 한다음에

서로의 목에 꽃을 걸어주었다.
(사실 이 부분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중앙 정자 위에 신랑과 신부를 수십명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티비 화면으로밖에 볼 수가 없었다)


신랑의 손이 신부의 손을 받히고, 
신부의 손에는 구슬 하나와 잎사귀 하나를 올려놓는다. 
그리고 나서 그들의 부모가 
그들의 손 위에 성수 몇 방울 (혹은 코코넛 물)을 떨어뜨렸다.
아마 이 행위 하나 하나에 무엇인가 의미가 있겠지.




그리고 새로운 부부가 손을 잡고 
제 제단 한 가운데에 있는 신령한 불을 일곱 바퀴 돌았다.
한 바퀴가 하나의 맹세를 뜻한다고 한다.


First step: To respect and honor each other
서로를 존경하고 영광스럽게 하기를.
Second step: To share each other's joy and sorrow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기를.
Third step: To trust and be loyal to each other
서로를 신뢰하고 충성하기를.
Fourth step: To cultivate appreciation for knowledge, values, sacrifice and service
지식과 가치, 희생과 섬김을 향한 감사를 계발하기를.
Fifth step: To reconfirm their vow of purity, love,  family duties and spiritual growth
순결의 약속, 사랑, 가족의 의무, 영적 성장을 재확인하기를.
Sixth step: To follow principles of Dharma (righteousness) 
다르마의 가르침을 따르기를.
Seventh step: To nurture an eternal bond of friendship and love
우정과 사랑의 영원한 연합을 품기를.

여러 곳을 조사했는데 조사하는 곳마다 이 일곱 가지 맹세에 대한 내용이 달랐다.
결혼 하는 부부들마다 자신의 일곱 가지 맹세를 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부가 신랑의 얼굴에 흙같은 것을 발라주는 모습.


그리고 나서 신랑 여동생이 신부의 발을 씻기는 모습.

그나저나 이뻐서 결혼식 내내 눈에 띄었던 신랑 여동생.


그들이 보기에는 내가 그저 면식없는 외국인일수밖에 없어서
상당히 미안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도, 신랑과 신부는 사진을 찍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
환하게 웃어주었다. 고마웠다.
나름 인도결혼식에서는 외국인이 와서 축하해지면
자랑스러워한다하니 정말 그랬다면 좋겠다.
사실 나도 내 결혼식에 내 외국친구들이 온다면 좀 기쁠 것같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난 뒤에는 밥을 얻어먹었다.
어딜 가도 있는 결혼식밥 ㅋ
먹고 체해서 고생좀 했지만 그래도 참 고마웠다.
마지막으로 결혼 축하한다고 
신랑 신부에게 말 못한게 정말 미안했다.

축하해요.

저 맹세들처럼 영원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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