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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ack to the stage 2012.05.02
  2. Haldenbachstrasse 21 2011.12.15

Back to the stage

from Swizterland Life 2012. 5. 2. 01:04


폭풍같았던 여행을 다녀왔다.

이탈리아 피렌체, 밀라노,
터키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파묵칼레, 보드룸, 셀축.

혼자 여행을 가기도 하고,
같이 가기도 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말 맹렬하게 여행했다.

쉬지 않고 돌아다니고,
쉬지 않고 좌우를 들여다보고,
쉬지 않고 쇼핑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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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에서 박진영은 폴라로이드 카메라 선물을 받고,
태어나서 처음 가져보는 카메라라며 울먹였다.
카메라를 가져 보지 못한 이유를 묻자,
그는 "너무 바빠서" 라고 겨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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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교수'라는 직업만 바라보고,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이후에,

가진 것도, 
이룬 것도 하나도 없는 주제에

나는 제일 일찍 퇴근했고,
여유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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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행 시작 전에 나는 조금도 흥분되거나 기대를 하지 않았다.
여행도 하나의 '일'이었다.
유럽까지 와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가는 주제에,
여행도 못하고 간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일단 떠나오긴 했지만,
최대한 천천히 움직였다.
남이 차려주는 밥이, 숙소가, 침대가 좋았다.

길거리를 헤매다가 근처의 카페에 들어가서,
와이파이를 가까스로 잡은 채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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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왔지만, 
그저 긴 꿈을 꾼 것처럼,

내 삶의 모든 것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먼지가 수북히 쌓인 채라는 것을 제외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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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denbachstrasse 21

from Swizterland Life 2011. 12. 15. 04:03



지금 내가 묶고 있는 곳은 Haldenbachstrasse 21, Zurich 이다.
이곳 TIK group의 행정 업무를 담당하시는 Beat가 구해준 집이다.
한국으로 따지면은 원룸 내지는 자취방이랑 비슷한 개념같다.

1. Corridormates

정식 기숙사가 아니라서 그런지
예전에 Uppsala에서 살았던 Rackarbergsgatan이나 Flogsta와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웁살라에 있을 때는 Corridormate(한국말로 옮기면 복도친구?)라고 하여,
한 복도에 사는 아이들끼리 친해지고, 밥도 같이 해 먹곤 했었다.
처음에 웁살라에 도착해서 인터넷 커넥션을 찾지 못해서 당황하고 있을 때 찾아준 것도
거기에 살았던 스웨덴 친구인 erik이었다.(나중에 이사가긴 했지만)
그렇게 몇 번 물어보고 하다보니 친해져서 나중에는 같이 스타도 하곤 했다.
우정의 증표 스타!

반면 이곳에서는 들어온지 어느덧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한번도 roommate 내지는 flatmate를 본 적이 없다.
난 당연히 웁살라 때의 일을 생각해서, 부엌의 물품들,
예를 들어 접시같은 것들을 그냥 사용했었었는데,
오늘 보니 물품들이 싹 치워져 있다. ㅡㅡ;;;

2. 빨래

웁살라 기숙사에는 빨래방이 큰 것이 하나가 있었다. 그래서 세탁기와 건조기가 여러개 있었다.
반면에 이곳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단 하나밖에 없다...... 게다가 예약도 거의 차 있어서,
나는 겨우 일주일만에야 빨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것도 내일 아침 7시...... 히밤.

3. 열쇠

집 밖에서 내 방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문을 세 번 따야 한다.
건물로 처음 들어올 때 한번, 내가 있는 복도로 들어오기 위해 한번,
내 방문을 열기 위해 한번.

생각해보니 웁살라도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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