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계급이 높은 여자를 사랑하는 것만큼
거지같은 기분은 없는 것같다.
우리의 감정은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박제되어 사라진다.
그렇다고 하여 우리는 언어를 포기할 수 없다.
전 여친한테 내가 즐겁게 읽었던
자기혁명이라는 책을 선물해 준 적이 있다.
그러다가 여친이 헷갈렸는지
내가 빌려준 책이라고 생각해서 나에게 그 책을 되돌려 주었다.
오늘 그 책을 우연히 열어보았다.
단 한 페이지도 접혀 있지 않은 새 책이었다.
우리는 정말로 the same page에 있었던 걸까?
조금 흐트러져도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시기는.
왠지 마음의 공백이 조금도 생겨서는 안될 것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