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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토끼굴385 - 낮잠 2 2008.11.16

090412 낮잠

from 나에 관하여 2009. 4. 13. 08:59

내 방의 특성을 먼저 설명해야 겠다.

나는 
창문에 블라인드를 완전히 끝까지 올려놓았고,
창문의 크기가 벽의 1/4을 차지하는데다가
창문의 방향이 남동향이기 때문에,
햋빛이 충분히 들어온다. 

창가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 제일 친한 친구가 찾아와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사실 그 친구는 한국에 있지만
난 뭔가 이성적인 판단이 마비되어 있어서
"야, 금방 내려가서 문 열어줄께" 라고 말했다.

그리고 갑자기 시간이 천천히 느려지더니,
어느새 나는 침대 위에 엎드려 있었다.

그 순간 딸깍 하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잠을 잘 때도 방문을 안 잠그는 편이라,
깜짝 놀랬다. 
강도나 도둑이 든 것같았다. 
친구의 존재는 완전히 잊어버리고서.

그런데 역시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극한의 공포.
마치 가위에 눌린 듯한.

악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낮잠을 잔 것이었는데,
창가를 보니 밖은 여전히 환했다.

그걸 믿고 또 잤다.

다시 일어나봐도 여전히 밖은 환했다.
그런데 시계를 보니 빌어먹을 저녁 7시!!!!

북쪽 나라 스웨덴의 4월,
저녁 7시가 무슨 대낮같다.
(오늘 일몰 시간은 8시 2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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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매일 6분, 
매주 30분, 
매달 2시간 반 이상씩 낮이 길어지고 있다.
이런 건 아마 스웨덴에서만 체험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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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385 - 낮잠

from 토끼굴 2008. 11. 16. 05:47

요즘 웁살라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에 돌고 있는 전염병이 하나 있는데

바로 낮잠이다.

뭐 누구한테 전화만 하면 다 자고 있었다고 하고
본인도 역시 공강 시간에 방에 들어오기만 하면 
침대에 반쯤 누워서 잠을 청하곤 한다.

잠이 잘 오는 시간은 묘하게도 해가 그나마 쨍쨍한 오후 1시.

날이 어두울 때는 다시는 깨지 못하고 
아침까지 잘까봐 자기가 왠지 두렵다.

밤이 길어지니까, 
사람들이 시간 감각을 상실해버리고
그냥 계속 졸려버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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