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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울특집] 빙판길 자전거 운전 요령에 대한 연구 4 2008.11.22

0. 서문.

눈길이 한국과 달라 매우 미끄러우므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가고자 하는 곳이 있어도 
제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이가 많으니라. 
내 이를 위하야 어엿비 여겨 새로 이 포스팅을 올리나니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마다 사용함에 편안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1. 브레이크 함부로 잡지 마라.

보통 자전거를 타다가 미끄러질 때는 급 브레이크를 잡을 때이다.
평소에는 바닥과 마찰을 일으키며 자전거가 멈춰야 하지만 
바닥이 비끄러운 경우, 그대로 바퀴가 빙판길을 따라 미끄러진다. 
이 경우, 빙판길의 형태에 따라 자전거의 균형이 비규칙적으로 흐뜨러지고 넘어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커브를 돌 경우, 대개는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돌게 되는데, 이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 순간 앞바퀴가 옆으로 돌아간 채로 미끄러지게 되고 보통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자전거가 넘어지게 된다. 
(이를 잘 이용하면 넘어질 것을 예측하여 미리 발을 내려 대비할 수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3을 참고하라)

그러므로 평소에 브레이크를 잡던 지점에 이르기 전에 속도를 천천히 낮추어라.
대개 패달을 밟지 않으면 속도를 낮출 수 있고, 브레이크를 꼭 밟아야 할 경우에는 살짝씩 잡아서 천천히 속도를 낮추어라. 이 때의 컨트롤이 상당히 중요하고, 이 때는 긴장을 절대로 늦추어서는 안된다.

2. 밤길 조심해라.

밤길에는 불규칙한 바닥이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웁살라의 경우에는 가로등이 없는 곳도 꽤 많아서 조심하지 않으면 완전 빙판길로 들어설 수가 있다. 
이 때는 아무리 컨트롤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엉덩방아를 찧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밤길에는 왠만하면 다니지 말고, 부득이 하게 다니게 될 경우가 생기면 
지형의 고저가 완만한 곳으로 가는 게 안전하다.
(카롤리나 앞의 내리막길과 MIC에서 Eklund로 내려오는 길, Flogsta에서 ICA로 내려오는 길 등이 
가장 위험하다!)

3. 내리막길을 내려올 때는 발은 패달 위에 올려놓지 말고 아래로 축 내려놓아라

마치 등산할 때 내리막길이 은근히 힘들듯이, 자전거를 탈 때도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것이 절대로 쉽지 않다.
거기에 빙판이라는 악조건까지 더해졌을 경우, 마찰력이 더더욱 줄어들어 미끄러질 확률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그러므로 아예 넘어질 것을 가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어차피 패달을 밟지 않아도 위치에너지를 이용하여 내려올 수 있으므로, 브레이크를 적절하게 잡은 상태로 내려와라. 속도는 가능하다면 일정하게 유지하라. 그리고 발은 패달 위가 아닌 아래로 축 내려놓아라. 땅을 가끔씩 치면서 내려가는게 좋다. 왜 그러냐면, 넘어지는 순간 그 이미 내려가 있는 발로 땅을 밟음으로서, 땅바닥에 구르는 추태를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도가 빠른 경우 이게 통하지 않으므로, 속도를 매우 느리게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내리막길의 즐거움은 잠깐 내년 봄으로 미루는 게 현명하다. 

4. 왠만하면 차도로 다녀라

여름에 안전하던 인도나 자전거 도로는 겨울에는 오히려 위험해진다. 사람들의 신발과 자전거의 바퀴가 길을 급속하게 빙판으로 만들어놓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차도는 아스팔트 자체와 끊임없는 차량 운행으로 인해, 인도나 자전거 도로에 비해, 눈도 빨리 녹고 빙판도 잘 생기지 않는다. 차도로 다녀라.

 단 차도로 다니고자 하는 사람은 왠만한 자전거 실력이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그냥 빙판이 아닌 길로 다녀도 넘어지는 사람이 차도로 다니다가 땅에 넘어지면, 그 순간 뒤따라오던 차에 의해 바로 꿈과 환상의 세계로 갈 수도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주차되어 있는 차를 박아서 엄청난 돈의 수리비를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자전거 실력이 스스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아예 버스를 타고 다니거나 걷는 것이 현명하다.
 
 차도가 없는 경우 차라리 잔디를 짓밟으면서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MIC 앞에 있는 길들 같은 경우에는 죽고 싶지 않으면 잔디를 통해 가는 것이 안전함을 몸으로 확인했다. 

5. 넘어지는 순간 핸들을 잡고 있지 마라.

 정말 둔한 사람들이 넘어질 때 하는 실수 중 하나가 핸들을 넘어지는 순간까지 놓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가 팔꿈치가 제일 먼저 땅에 닿는다면, 부러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므로 넘어지는 순간의 순간판단이 중요하다. 도저히 중심을 못 잡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자전거를 버리고 뛰어내리는 편이 안전하다. 그리고 이미 늦어서 자전거와 함께 몸이 넘어지고 있는 순간이면 얼른 핸들을 놓고 낙법을 시전해야 한다. 팔 전체가 동시에 땅에 떨어지도록 팔을 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악물어라. 이를 악물지 않는다면 첫째, 쪽팔리게 비명을 지를 수도 있고, 둘째, 얼굴이 땅에 닿는 순간 이가 부러질 수도 있다. (군대에서 맞는 사람한테 이를 악물라고 하는 것은 괜히 그러는게 아니다. 혹시나 맞는 사람이 다칠까봐 세심하게 걱정하는 고참의 따뜻한 배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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