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정말 화재가 되었었던 이 영화를
나는 올해가 되어서야, 그것도 이 먼 타국에서 혼자 보았다.
사실 언젠가 인문학글쓰기 수업에서 이 작품,
그 때는 이 소설을 바탕으로
"일부일처제"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벌인 적이 있었다.
어차피 사랑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면 결혼을 하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사람을 만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의견들.
결혼을 하더라도 배우자의 마음을 구속할 수는 없다는 의견들.
결혼이라는 제도 내에서
육체적, 화학적인 사랑이 아닌
더 성숙한 사랑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다.
(이게 나의 의견이었다)
오히려 일부일처제의 약점을 반박하는 의견들이 강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딱히 나조차도 일부일처제를 옹호할 수 있을만한 의견들을 찾지 못했다.
"간통"도 일부일처에서는 "간통, 불륜"이라는 오명 하에
막장드라마의 소재로만 쓰이고 있지만
일부일처제가 법적으로 강요되지 않는다면,
그저 또 결혼해 버리면 그만이다.
간통이고, 불륜이고 하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오래된 말은 아닌 것이다.
예전에는 일부일처제가 "성경적"이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사실 다처를 거느리고 있었던 아브라함이나 야곱, 다윗의 예를 통해서,
사실 일부일처는 성경을 통해 규정되었다기보다는
국가나 군대처럼 사람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계약에 통해서 성립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결혼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저 계약의 하나일 뿐인 것일까?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사랑하고, 누구와 헤어지고...
무한히 반복되는 이 사이클.
한 사람을 계속해서 사랑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고
이 모든 일들에 들어가는 감정과 비용이 엄청나기에,
그저 연애의 무덤을 파고 들어가는 게 결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 것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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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 평.
착상의 기발함은 칭찬할 만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만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