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영화니 개봉한 지 상당히 오래된 영화지만,
옛날부터 두고두고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스웨덴 전체는 현재 봄맞이 축제 중이고,
그것을 핑계로 삼아 또다시 시간의 사치를 부려보았다.
그리고 영화는 정말로 재미있었다.
방에서 혼자 부끄러울 정도로 크게 웃었고,
차를 마시다가도 몇 번 뿜을 뻔했다.
역시 난 슬랩스틱 코미디가 재밌는 거 같다. ㅋㅋ
그러면서도 그리스도인으로서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잘 제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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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나 물어보도록 하죠.
누가 인내를 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은 그 사람에게 인내심을 줄까요
아니면 인내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려고 할까요?
용기를 달라고 하면 용기를 주실까요
아니면 용기를 발휘할 기회를 주실까요
만일 누군가 가족이 좀더 가까워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이 뿅 하고 친밀한 감정이 느껴지도록 해줄까요
아니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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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하나님이 당신을 특별히 선택했다고 확신하죠?"
"그 분은 우리 모두를 선택하셨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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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반이었다면,
내가 방주를 만드는 내내 줄창 비웃던 사람들을
방주에 태울 수 있었을까?
"에잇, 봐라 결국 내 말이 맞지? 이를 갈며 죽어가라!"
라고 외치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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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오랜시간을 함께 보낼 그 분을 만나면,
"내가 방주를 짓는다고 할지라도
믿어줄 수 있겠어요?"
라고 질문할 수 있지 않을까?
대답으로는
"그럴 수 있도록 앞으로 신뢰를 쌓아가도록 해요"
도 괜찮고,
"응, 그대가 선택하고 결정했다면
내가 잘 모르는 좋은 이유가 있을테니까요"
는 더욱 더 좋은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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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골라내자면
마지막 결말 부분이다.
결말 부분으로 치달으면서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방주를 지으면서 에반은 갑자기 선지자가 되어버렸고,
홍수의 범위나 홍수의 결과가 급하게 처리되어버렸다
물론 전지구를 덮어버리는 홍수가 되어서 인류가 멸망해버린다면
영화가 갑자기 너무 진지해져 버리겠지만 말이다.
사실 하나님은 노아의 대홍수를 일으키신 후에
(노아의 대홍수라는 말도 참 이상한 말이다.
노아가 홍수를 일으킨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무지개를 언약의 징표로 삼으시며
다시는 물로서 인류를 멸망시키지 않으시겠다고
약속하신 적이 있다.(창 9:11)
그래서 영화에서도 인류를 멸망시키지 않으신 것일까?
하하하
하여간에 이 영화는 조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