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사람이 아니라면 외롭지 않겠지.
외로움의 반대말이 뭔지 알아?
그런 것따윈 없어.
외로움의 반대말따윈 없어
외로움은 영원한거야.
2.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그것은 영원히 사는 존재들한테나
가능한 이야기지.
시간이 무한대로 가면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을테니까
그것도 해결될지 몰라.
그러니까
우리같이 유한한 생명을 사는 이들에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말은
사실 거짓말이야.
불치병도 있어.
흉터도 있어.
해결되는 게 아니야
그냥 안고 사는거지.
3.
나에게 있어 샤워는
뭔가 특별한 의식이다.
뜨거운 물을
머리로 맞고 있다보면
그 때들이 떠오른다.
그 때 샤워를 하면서
했었던 고민들이
현재의 고민이 되어
회한을 느끼며
마치 꿈을 꾸는 것과 같이 만든다
4.
자자, 푹 쉬었으니
이제 일어나자
주인공이 풀 죽어있으면
독자들이 책을 내던질꺼야.
하지만 일단 산 책이니까
돈이 아까워서라도
다 읽어주길 바래.
5.
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이쁘고요
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의젓하고요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수심이 많아요.
목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길을 떠나고요
금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사랑스럽고요
토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고생이 많고요
일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귀엽고 명랑하고 씩씩해요.
나는 1985년 1월 17일 목요일생
2006년부터 지금(2009년 여름)까지
집에 있었던 시간은
단 6개월.
나는 나그네.
또 다시 흘러가야지.
또 다시 흘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