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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년 남아공 월드컵 : 나만의 결산 2010.07.12

대략 한 달 동안 나의 알람을 세 시 반으로 맞추게 하던 20대 마지막 월드컵이 끝났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월드컵은 나와 인연이 없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실존과 인간에 대해 고민하느라,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고3이라는 직위를 만끽하느라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이등병이라는 계급 덕택에

월드컵을 맘 편히 보면서 즐겨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이제서야, 월드컵을 마음 편히 보게 되었다.
별 걱정없이 새벽 세 시반에 몸을 일으켜서
축구를 보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가벼운 메시의 움직임에 반해 아르헨티나의 팬이 되었다가 독일에 철저하게 무너지기도 했고,
냉혹하게 한국이 질 것에 걸고 나서 속으로 한국의 패배를 바라기도 했다.

친구들과, 지인들과 호프집에 함께 모여 왁자지껄하게 즐기지는 못했지만,
조용히 나는 나만의 월드컵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가장 인상적이었던 팀은 우루과이였다.
비록 이 팀이 한국과 경기할 때 '일부러' 수세에 일관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가 잠시나마 이런 나라를 그토록 몰아붙일 수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우루과이의 경기력은 놀라웠다.

네덜란드와도 1점 차 승부, 독일과도 1점 차 승부.
쉽사리 실점하지 않던 두 팀을 끝까지 몰아붙이는 근성.

포를란과 수아레즈. 특히 수아레즈의 팬이 되어 버렸다.


마치 야신이나 올리버 칸의 선방을 보는 듯한 최고의 선방! 
이번 2010년 월드컵 최고의 장면이라고 나는 감히 부르고 싶다. 

수아레즈에게 스포츠 정신이 부족하다고 욕을 많이 하기도 하지만,
그는 레드 카드와 한 경기 출장 금지라는, 그의 행동의 댓가를 '제대로' 받았다.

자신이 뒤집어 쓸 오명과 욕, 그는 분명히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그에게는 팀의 승리가 중요했기에 저런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멋있다.란 생각이 들었다.


현재 PES2010을 하고 있는데, 다음 시즌까지 수아레즈를 우리 팀에 데려와야 겠다.
많은 경기 스케쥴로 자주 지치는 골키퍼 체흐의 백업 키퍼로 기용할 생각이다. 오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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