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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8 CAMBIUS Dinner

from 나에 관하여 2008. 11. 30. 05:10

CAMBIUS는 Uppsala 대학교 공대 내로 교환학생을 온 외국 학생들이 
스웨덴 생활, 그리고 웁살라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 명씩의 Swedish Buddy를 붙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비록 작은 모임들에는 
내게 붙여진 Swedish buddy와 나의 게으름과 귀찮음으로 인해 
한번도 나가지는 않았지만, 
나를 위해 배정된 버디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닥치면
이 녀석이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왠지 모를 안도감을 주었던 것같다.

하여간 드디어 CAMBIUS에서 CAMBIUS 학생들을 모아놓고 저녁 식사를 열었다.
단돈 20크로나에 대략 풀코스로 식사가 나왔다. 

원래 이 행사를 포스팅할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식사 마무리 쯤에 있었던 하나의 작은 이벤트 때문이다.

바로 각 나라의 학생들이 본국의 국가를 부르는 이벤트였는데

먼저 스웨덴애들이 먼저 자신들의 국가를 불렀고,
애들이 자유롭게 나라 이름을 외쳤다.
"Germany!" , "Germany!"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외치면, 그 나라 애들이 일어나 국가를 부르는 식이었다.
나는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어서 독일, 캐나다, 프랑스, 체코, 오스트레일리아 애들이 국가를 불렀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는데, 어떤 아이가 "Korea!"를 외쳤고, 
그리하여 난데없이 애국가를 부르게 되었다.

일단은 외국애들이 Korea를 외쳐준다는 게 상당히 신기했다.
유럽애들에게 한국이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아직도 분단된 나라 정도로 여겨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별로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중국이나 일본을 외칠 줄 알았다.

두번째로는 이 모임 속에 한국인이 네 명이나 있다는 것이 묘했다. 
그다지 크지 않은 모임이라 앞에서 말했던 프랑스 국가같은 경우에는 
한 명밖에 부르지 않았는데 
애국가는 덕분에 네 명이 부르게 되었다.


혼자 남자라서 열심히 불렀다. ㅡㅡ;;;


대략 들은 평은 "귀엽다"는 것 ㅡㅡ;;; 우리가 좀 애들같이 부르긴 했다.

그리고 이어서 나는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애국가를 불렀지만 
조금의 국가를 향한 그리움과 경외도 생겨나지 않았다.
머리 속에는 그저 노래를 잘 불러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과연 한국이란 내게 어떤 의미인가?

안 그래도 요즘 EU 소속 국가 시민이 아니라 손해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국 시민권이라는 게 조금도 내게 유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오히려 한국인이라는 것에 왠지 부끄러워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에 애국가라 왠지 마음이 스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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