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 한명씩.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떠들썩하게
이곳을 떠나고 있다.
이미 5월부터
우리들의 인사말은
"스웨덴에는 언제 왔어?"
가 아니라
"집에 언제 가냐?"
로 바뀌어져 버렸다.
다른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처럼
이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그리 슬프거나 힘들거나 하지는 않은 것같다.
그들과 별로 안 친했기 때문일수도 있고,
아니면 처음부터 1년짜리 친구라고 선을 긋고 시작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다지 인간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작년 8월 이곳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 이미 반 이상은 이곳에 없다.
나도 곧 이곳을 뜬다.
15일부터 방계약이 만료되는 관계로
13일날 이곳을 떠서 26일까지 해외에 머물 예정이다.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준비가 끝났다.
이것저것 친구들에게 줄 음식들을 정리하고
최대한 많이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칠 수 있는 짐이 고작 20kg밖에 안된다는 것이
어찌나 안타까운지 모르겠다.
다 가지고 가고 싶은데.
내가 수업시간에 했던 낙서까지들도 가지고 가고 싶은데
항공사는 냉정하다.
니가 돈 낸만큼만 가져가라.
그리고 6월 29일날. 이제 새로운 세계가 될 인도를 향하여 출발한다.
가면 또 다시
이름은 무엇인지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하다 왔는지
전공은 무엇인지
를 이야기하며 알아가겠지.
극단적인 허무는
단조로운 반복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