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선거일이고 덕분에 집에서 밀린 숙제와 공부를 하면서 보내고 있다.
나도 선거를 하러 가야 할 것같은데 일단은 도대체 누가 출마했는지를 모르니 방법이 없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책을 상당히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도 역사 소설이라면 한 자리에 앉아서 다 읽고 만다.
전쟁사도 즐겁지만 나는 정치사를 더욱더 즐겁게 보는 편이었다.
[로마인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은 주로 '6권 팍스 로마나'에서 책을 놓는다.
전쟁도 없고 계속 정치 이야기만 나오고 지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 6권을 로마인 이야기 15권 중에서 가장 아낀다.
아우구스투스의 놀라운 현실감각과 정치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현실 정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것일까??????
카이사르가 시행했던 정책 중에 하나가 갑자기 생각났다.
나도 선거를 하러 가야 할 것같은데 일단은 도대체 누가 출마했는지를 모르니 방법이 없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먹고 자라난다.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를 만든 일등 제도 역시 선거다.
건국 이래 한국의 민주주의는 숱한 문제를 드러내 왔으나
냉전과 독재 시기에조차 한 번도 민주주의 기축제도인 선거, 복수 정당, 의회가
전면 폐쇄된 적은 없었다.
이 점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동유럽 지역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는 순간
한국의 큰 성취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민주주의의 기저제도를 유지해 온 이 점이야말로 한국이
다른 유사 국가군, 즉 식민 경험 국가들, 제3세계 나라들, 분단 국가들과 비교해
빠르게 경제와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핵심 요인의 하나였다.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를 만든 일등 제도 역시 선거다.
건국 이래 한국의 민주주의는 숱한 문제를 드러내 왔으나
냉전과 독재 시기에조차 한 번도 민주주의 기축제도인 선거, 복수 정당, 의회가
전면 폐쇄된 적은 없었다.
이 점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동유럽 지역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는 순간
한국의 큰 성취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민주주의의 기저제도를 유지해 온 이 점이야말로 한국이
다른 유사 국가군, 즉 식민 경험 국가들, 제3세계 나라들, 분단 국가들과 비교해
빠르게 경제와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핵심 요인의 하나였다.
-박명림 [연세대 정치학과 교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책을 상당히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도 역사 소설이라면 한 자리에 앉아서 다 읽고 만다.
전쟁사도 즐겁지만 나는 정치사를 더욱더 즐겁게 보는 편이었다.
[로마인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은 주로 '6권 팍스 로마나'에서 책을 놓는다.
전쟁도 없고 계속 정치 이야기만 나오고 지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 6권을 로마인 이야기 15권 중에서 가장 아낀다.
아우구스투스의 놀라운 현실감각과 정치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현실 정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것일까??????
카이사르가 시행했던 정책 중에 하나가 갑자기 생각났다.
이리하여 카이사르는 자기가 로마 전통의 파괴자가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었지만,
바로 뒤이어 아무도 상상조차 못했고 기대도 하지 않았던 일을
‘집정관 통달’이라는 형태로 실현했다.
집정관 통달은 라틴어로 ‘악타 디우르나’ 또는 ‘악타 세나투스’라고 부르는데,
직역하면 ‘日報’ 또는 ‘원로원의사록’이 된다.
원로원에서 이루어진 모든 논의나 토론이나 결의를
이튿날 포로 로마노의 한쪽 벽에 써 붙이는 것이다.
바로 뒤이어 아무도 상상조차 못했고 기대도 하지 않았던 일을
‘집정관 통달’이라는 형태로 실현했다.
집정관 통달은 라틴어로 ‘악타 디우르나’ 또는 ‘악타 세나투스’라고 부르는데,
직역하면 ‘日報’ 또는 ‘원로원의사록’이 된다.
원로원에서 이루어진 모든 논의나 토론이나 결의를
이튿날 포로 로마노의 한쪽 벽에 써 붙이는 것이다.
구술 필기를 많이 이용한 로마 사회에는 속기술도 널리 보급되어 있었기 때문에,
마음만 있으면 쉽게 실현할 수 있는 일이었다.
후세 학자들은 이것이 신문의 시초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식으로 해석하면,
CNN 같은 텔레비전 방송 기자가 원로원 회의장에 카메라를 가지고들어갔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이때까지 원로원 회의는 말하자면 배타적인 회원제 클럽 같은 것이어서,
토의나 의결은 닫힌 문 안에서 이루어졌고,
그 내용은 회의장에서 나온 의원들의 발언을 통해서나 민회에 제출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일반에 알려졌다.
마음만 있으면 쉽게 실현할 수 있는 일이었다.
후세 학자들은 이것이 신문의 시초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식으로 해석하면,
CNN 같은 텔레비전 방송 기자가 원로원 회의장에 카메라를 가지고들어갔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이때까지 원로원 회의는 말하자면 배타적인 회원제 클럽 같은 것이어서,
토의나 의결은 닫힌 문 안에서 이루어졌고,
그 내용은 회의장에서 나온 의원들의 발언을 통해서나 민회에 제출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일반에 알려졌다.
그런데 카이사르는 그것을 공개해버린 것이다.
유권자는 정보를 얻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집정관 통달을 감행한 이유였다.
여기에는 아무도 반대할 수 없기 때문에 원로원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악타 디우르나’ 제도는 원로원에도 타격이었지만, 특히 키케로한테는 커다란 타격이었다.
작가들이 으레 그렇듯이, 키케로도 언제나 퇴고하는 버릇이 있었다.
글만이 아니라 발언도 회의장 밖에서 되풀이할 때는 반드시 ‘퇴고’를 했고,
친구 아티쿠스가 경영하는 ‘출판사’에서 필사본으로 내는 변론집은
상당히 공들여 고친 뒤에야 간행했다.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유권자는 정보를 얻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집정관 통달을 감행한 이유였다.
여기에는 아무도 반대할 수 없기 때문에 원로원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악타 디우르나’ 제도는 원로원에도 타격이었지만, 특히 키케로한테는 커다란 타격이었다.
작가들이 으레 그렇듯이, 키케로도 언제나 퇴고하는 버릇이 있었다.
글만이 아니라 발언도 회의장 밖에서 되풀이할 때는 반드시 ‘퇴고’를 했고,
친구 아티쿠스가 경영하는 ‘출판사’에서 필사본으로 내는 변론집은
상당히 공들여 고친 뒤에야 간행했다.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키케로가 변론을 맡았는데 결국 패소하여 마르세유로 망명한 인물이
키케로의 변론집에 실린 글을 읽고 이렇게 개탄했다는 것이다.
키케로가 이 변론집에 쓴 것처럼 나를 변호했다면, 나도 이런 데서 물고기만 먹으며 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CNN 같은 텔레비전 방송이 낱낱이 보도해버리면,
발언을 퇴고하거나 윤색하거나 자기한테 유리하도록
‘편집’하여 전달해온 사람은 장사를 걷어치울 수밖에 없다.
‘일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카이사르는 원로원이 가지고 있던 특권 하나를 무너뜨린 셈이다.
키케로의 변론집에 실린 글을 읽고 이렇게 개탄했다는 것이다.
키케로가 이 변론집에 쓴 것처럼 나를 변호했다면, 나도 이런 데서 물고기만 먹으며 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CNN 같은 텔레비전 방송이 낱낱이 보도해버리면,
발언을 퇴고하거나 윤색하거나 자기한테 유리하도록
‘편집’하여 전달해온 사람은 장사를 걷어치울 수밖에 없다.
‘일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카이사르는 원로원이 가지고 있던 특권 하나를 무너뜨린 셈이다.
우리 나라 국회에도 이런 제도가 있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발견했다.
http://www.assembly.go.kr/renew07/info/inf/record_list.jsp?M_idx=1_01
여기에 가면 국회 의사록이 실려 있다. 읽기가 쉽지 많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뽑아 놓은 국회 의원들이
국회 지붕 아래서 최소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있다.
소심한 정보공개이다.
국회에서는 이런 의사록이 있으니 와서 읽으라고 홍보하지 않는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일단 눈치는 보이니까 공개는 해 놓았지만, 이 정보를 접할려면 특별히 노력해야만 한다.
공짜 신문도 펑펑 찍어내는 세상인데, 신문으로 찍어서
우리 나라에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모든 집에 이를 배달해주면 어떻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를 발견해 낸 기념으로 현실 정치에도 조금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