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닥치는 대로 예스 하거나 노를 하다보니가
이제 남은 기간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체가 애매모호해져버렸다.
1년 씩이나 버텨준 컴퓨터도 요즘 퍽퍽 꺼지고 정상이 아니니
가만히 앉아서 계획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8월 28일날 비행기를 타서
그 다음날인 8월 29일날 한국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업무는 8월 27일 목요일까지만 하기로 되어있다.
아마 그때 쯤이 내가 인도에 와 있는 이 짧은 기간동안
가장 바쁜 기간이 될 것같다.
스웨덴에서부터 억지로 끌고 들어온 짐들이 꽤 많아서
이것들 중 책들만 모아서 그 즈음에 우편으로 부쳐야 할 것같다.
왜 이렇게 책은 버리기가 힘들걸까?
왠지 언젠가 다시 열어 볼 것같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
입국은 8월 29일날 토요일 오후 4시경에 인천공항으로 한다.
인천공항이라고 해봤자 평생 한 번밖에 못 가본 주제에
인천공항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은은한 향수가 몰려온다.
한국에 도착하면 어떤 기분일까?
너구리와 삼겹살이 제일 먹고 싶고
노래방에 제일 가고 싶고
너를 제일 먼저 보고 싶다.
자 이제 그럼 정리!
2009년 8월 첫째주 봄베이 여행
80일간의 세계 일주에도 나오는 유명한 인도의 도시. 봄베이.
이제나 저제나 폭탄테러의 주요 타겟이 되는 곳.
그리고 홍수나면 아주 난리가 나는 곳.
봄베이 혹은 뭄바이라고 불리는 곳에 간다.
인포시스에서 같이 일하는 인턴들이랑 가게 되었는데
봄베이 출신이면서 미국 대학을 다니다가 다시 이렇게 인도로 인턴을 온
탄비라는 친구를 내세워서 가기로 했다.
그래서 내일 떠나야 하는데도 계획 하나 안 세우고 지금 태평하다.
그냥 가이드북이나 들고 가서 비행기안에서 정독이나 해야겠다는 생각.
2009년 8월 둘째주 폰티체리 여행
폰티체리라는 지명이 왠지 귀에 익기는 하지만
유명한 유적이나 박물관같은 것은 없고
해변 도시라고 한다.
이거는 지난번에 영화도 같이 보러 갔고,
쇼핑도 같이 갔었던 인도인 프리탄,
그리고 여기서 정식으로 일하고 있는 독일인 두 명 크리스, 마티아스.
이렇게 모아서 같이 가기로 했다.
크리스가 개인 드라이버와 차가 있는 관계로
아주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같다.
2009년 8월 셋째주 델리(+아그라) 여행
델리, 그리고 타지마할로 유명한 아그라에 간다.
같은 날 인턴을 시작한 3놈이랑 같이 간다.
다른 한명도 있지만 걔는 지가 델리에서 태어났다고 가기 싫댄다.
(얘는 자신이 인도인이라는 게 부끄러운 것같다.
출신을 물어보면 프린스턴이라고만 대답할 뿐
인도사람이라고는 절대 말하질 않는다.)
그나저나 서양놈들이랑 여행을 같이 다니면 귀찮은게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자꾸 비싼 숙소로 가자고 하는 것.
(도대체 여행지에서 수영장이랑 헬스장이 왜 필요한거냐)
물가 비싼 덴마크 코펜하겐, 36인실 숙소에서
개처럼 잤던 나로서는 상당히 거슬리는 일이다.
진심으로 혼자 다니고 싶지만 얘네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
2009년 8월 넷째주 닥치고 Final Project
아마도 이 주말에는 회사에 가서 일을 해야 할 것같다.
지금 생각하기로는 이 때에 주말근무를 해야 할 정도로
일이 많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첫 인턴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결과물을 내고 가야
나 자신에게 떳떳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같아서.
그래서 이 주에는 사무실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일찍 퇴근하는 바람에 못 채운 시간들도 이 주말에 다 채워야 겠다.
2009년 8월 다섯째주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에서 말했듯이 한국에서 8월 29일날 오후에 도착하니까
주말 좀 쉬고, 월요일까지만 딱 쉬고 나면 바로 학교에 가야한다.
내 대학 시절 마지막 방학은 이것으로 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