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의 조촐하고 조용했던 추석을 마무리하면서
추석 기간동안 내가 했었던 일들을 포스팅하고자 한다.
이번 추석은 토, 일, 월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다들 거의 "재앙"으로 여기고 있었겠지만
스웨덴에 혼자 있는 나로서는 어차피 달력에 있지도 않은 추석.
오히려 쉬는 날이라서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었던 것같다.
추석 1일째.
2008년 9월 13일 (토요일)
1. Kultur Natten
웁살라에서는 이 날 1년에 한번 있는 축제인 Kultur Natten (번역하면 문화의 밤이랄까?)이 있었다.
사실 오래전부터 현수막도 걸어놓고 홍보를 한 것같은데
그렇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가
CAMBIUS Buddy인 Italo가 이야기해주는 바람에 뒤늦게 알게 되었다.
전날인 금요일에 무려 3시에 잤었는데 벌떡 8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아해들을 만나러 나왔다.
웁살라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 봤다.
맨날 우스갯소리로만 사용하던 "스웨덴 제 4의 도시" 라는 표현이
이 날만은 어색하지 않았다.
내가 처음에 이민가방을 질질 끌고 웁살라에 처음 왔을 때에도 이 거리에 왔었다.
안 그래도 영어로 길 물어보려니 떨리는데
사람도 없어서 정말 난감했었던 기억이 난다.
마치 전국노래자랑처럼 자유롭게 즉석에서 신청하여
노래를 부르고 시상을 하기도 하였고
길거리 악단의 연주에 맞춰서 춤을 추기도 했다.
내가 조금만 기개가 있었다면 저기에 나가서 같이 춤을 췄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스톡홀름에서 지난주에 만났던 이 인디언 아저씨들은 여전히
열심히 코스프레를 하고 오셔서 악기를 연주하며 CD를 팔고 있었고
다른 한 쪽에서는 자신들이 그동안 연습해 온 무술들을 보여주면서
새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위의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창술, 아래는 가라데를 하는 모습이다.
댄스동아리같은 곳에서 나와서 다양한 춤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훈훈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을 찍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다가 너무 다리가 아파서 아이들과 카페에 들어가서는
상큼하게 된장질을 하기도 했다. 위의 빵은 저 린네 카페에서 린네빵이라는 이름으로 팔던 것이다.
계피 맛에 심히 맛없었다. 그러고보니 이 빵... 비쌌다...
린네 박물관에 갔다가 10kr (1700원)를 아끼려고 박물관에는 들어가지 않고 정원만 구경했다.
(사실 알아보니 이 날은 린네 박물관도 무료 입장이었다고 한다)
하나님이 생물을 창조했다면 린네는 그 생물들을 분류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유명한 녀석이다.
린네 박물관 앞에는 식물을 보면서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간지남 린네가 있었다.
사후에 내 동상이 세워진다면 무엇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세워질까?
밤에는 그동안에는 입장료가 있어서 문 앞에서 되돌아왔었던 기억이 있는
Uppsala Slottet (웁살라 성), Uppsala Konst-museum에 들어갔다.
그 안에서는 다른 교환학생들이랑 그림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의견이 갈린 한 몽환적인 그림이 있었다.
좌측면은 수풀이었고 우측면은 넓게 널린 들판이었다.
달은 우측에 있는 유니콘을 눈부시게 비추어주고 있었고
숲 속에 있는 곰은 어둠 속에서 나무 뒤에서 유니콘을 지켜보고 있었다.
(미술관이라 사진을 못 찍은 게 너무나 한스럽다)
나는
"곰이 유니콘을 사랑하는데
자신이 없어서 숨어서 지켜보기만 하는거다"
라고 말하니까.
자신이 뱀파이어라고 항상 주장하는 체코 아해는
"곰이 유니콘을 잡아먹을려고 기다리고 있다"
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서는 신나는 아카펠라 공연을 들었다.
중세의 고성에서 듣는 아카펠라란 정말 좋았다.
사실 이 전까지는 귀찮고 피곤한 마음도 조금 있었는데,
이 공연을 보고 나서는 갑자기 유럽의 포근함에 유쾌해졌다.
이런 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괜히 행복해졌다.
2. Italo's invitation
내 CAMBIUS Buddy인 이딸로의 초대로 저녁 식사는 이딸로의 집에서 했다.
이 아이가 이딸로다.
무려 고려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갔었고 SK에서 인턴쉽을 했다고 한다.
3개월동안 고려대학교 언어교육원같은 곳에서 한국어를 배워서
대략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아이이다.
한국어 실력에 상관없이 발성 자체가 한국인이랑 비슷해서
이 아이가 내게 처음 전화를 해서 "여보세요" 했을 때는 나도 당황해서 "여보세요?"라고 해버렸다.
대략 식사 분위기는 즐거웠다.
이딸로 아빠, 엄마가 칠레 사람인데,
전채로는 중국집에서 먹는 짬뽕같은 수프를 먹었고
그 다음부터는 라자냐같은 것을 주 식사로 먹었다.(이건 칠레음식이라고 했다)
와인도 함께였다. 한국에서는 와인이 무지 비싼데 이곳에서는 정말 싸서 좋았다.
3. Short Film Festival
이것은 Kultur Natten의 일부였는데, Norrlands nation 옆에 있는 극장에서 단돈 25kr에
대략 1시간동안 Short Films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원래는 전세계에서 유명한 단편영화를 보여준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우리가 갔을 때에는 공교스럽게도 다 스웨덴 영화였다.
하지만 영어 자막이 있어서 볼 수 있었다.
착상의 전환에 대한 영화,
불륜에 대한 영화,
암스트롱이 달나라에 가게 된 동기를 재미있게 상상해본 영화,
탈출한 가축에 대한 영화 등등
1달 반만에 극장에서 보는 영화라서 그런지 참 좋았다.
앞 자리에 앉았지만 목이 아픈 것따윈 생각나지 않았다.
추석 기간동안 내가 했었던 일들을 포스팅하고자 한다.
이번 추석은 토, 일, 월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다들 거의 "재앙"으로 여기고 있었겠지만
스웨덴에 혼자 있는 나로서는 어차피 달력에 있지도 않은 추석.
오히려 쉬는 날이라서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었던 것같다.
추석 1일째.
2008년 9월 13일 (토요일)
1. Kultur Natten
웁살라에서는 이 날 1년에 한번 있는 축제인 Kultur Natten (번역하면 문화의 밤이랄까?)이 있었다.


사실 오래전부터 현수막도 걸어놓고 홍보를 한 것같은데
그렇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가
CAMBIUS Buddy인 Italo가 이야기해주는 바람에 뒤늦게 알게 되었다.
전날인 금요일에 무려 3시에 잤었는데 벌떡 8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아해들을 만나러 나왔다.
웁살라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 봤다.
맨날 우스갯소리로만 사용하던 "스웨덴 제 4의 도시" 라는 표현이
이 날만은 어색하지 않았다.

내가 처음에 이민가방을 질질 끌고 웁살라에 처음 왔을 때에도 이 거리에 왔었다.
안 그래도 영어로 길 물어보려니 떨리는데
사람도 없어서 정말 난감했었던 기억이 난다.

마치 전국노래자랑처럼 자유롭게 즉석에서 신청하여
노래를 부르고 시상을 하기도 하였고

길거리 악단의 연주에 맞춰서 춤을 추기도 했다.
내가 조금만 기개가 있었다면 저기에 나가서 같이 춤을 췄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스톡홀름에서 지난주에 만났던 이 인디언 아저씨들은 여전히
열심히 코스프레를 하고 오셔서 악기를 연주하며 CD를 팔고 있었고
다른 한 쪽에서는 자신들이 그동안 연습해 온 무술들을 보여주면서
새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위의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창술, 아래는 가라데를 하는 모습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을 찍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다가 너무 다리가 아파서 아이들과 카페에 들어가서는

계피 맛에 심히 맛없었다. 그러고보니 이 빵... 비쌌다...
린네 박물관에 갔다가 10kr (1700원)를 아끼려고 박물관에는 들어가지 않고 정원만 구경했다.
(사실 알아보니 이 날은 린네 박물관도 무료 입장이었다고 한다)
하나님이 생물을 창조했다면 린네는 그 생물들을 분류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유명한 녀석이다.
린네 박물관 앞에는 식물을 보면서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간지남 린네가 있었다.
사후에 내 동상이 세워진다면 무엇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세워질까?
밤에는 그동안에는 입장료가 있어서 문 앞에서 되돌아왔었던 기억이 있는
Uppsala Slottet (웁살라 성), Uppsala Konst-museum에 들어갔다.
그 안에서는 다른 교환학생들이랑 그림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의견이 갈린 한 몽환적인 그림이 있었다.
좌측면은 수풀이었고 우측면은 넓게 널린 들판이었다.
달은 우측에 있는 유니콘을 눈부시게 비추어주고 있었고
숲 속에 있는 곰은 어둠 속에서 나무 뒤에서 유니콘을 지켜보고 있었다.
(미술관이라 사진을 못 찍은 게 너무나 한스럽다)
나는
"곰이 유니콘을 사랑하는데
자신이 없어서 숨어서 지켜보기만 하는거다"
라고 말하니까.
자신이 뱀파이어라고 항상 주장하는 체코 아해는
"곰이 유니콘을 잡아먹을려고 기다리고 있다"
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서는 신나는 아카펠라 공연을 들었다.
중세의 고성에서 듣는 아카펠라란 정말 좋았다.
이 공연을 보고 나서는 갑자기 유럽의 포근함에 유쾌해졌다.
이런 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괜히 행복해졌다.
2. Italo's invitation
내 CAMBIUS Buddy인 이딸로의 초대로 저녁 식사는 이딸로의 집에서 했다.
이 아이가 이딸로다.
무려 고려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갔었고 SK에서 인턴쉽을 했다고 한다.
3개월동안 고려대학교 언어교육원같은 곳에서 한국어를 배워서
대략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아이이다.
한국어 실력에 상관없이 발성 자체가 한국인이랑 비슷해서
이 아이가 내게 처음 전화를 해서 "여보세요" 했을 때는 나도 당황해서 "여보세요?"라고 해버렸다.
대략 식사 분위기는 즐거웠다.
이딸로 아빠, 엄마가 칠레 사람인데,
전채로는 중국집에서 먹는 짬뽕같은 수프를 먹었고
그 다음부터는 라자냐같은 것을 주 식사로 먹었다.(이건 칠레음식이라고 했다)
와인도 함께였다. 한국에서는 와인이 무지 비싼데 이곳에서는 정말 싸서 좋았다.
3. Short Film Festival
이것은 Kultur Natten의 일부였는데, Norrlands nation 옆에 있는 극장에서 단돈 25kr에
대략 1시간동안 Short Films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원래는 전세계에서 유명한 단편영화를 보여준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우리가 갔을 때에는 공교스럽게도 다 스웨덴 영화였다.
하지만 영어 자막이 있어서 볼 수 있었다.
불륜에 대한 영화,
암스트롱이 달나라에 가게 된 동기를 재미있게 상상해본 영화,
탈출한 가축에 대한 영화 등등
1달 반만에 극장에서 보는 영화라서 그런지 참 좋았다.
앞 자리에 앉았지만 목이 아픈 것따윈 생각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