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from 복음 2008. 8. 10. 06:20

서문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양재에 있는 선한목자교회.
 도무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작은 파도에 심하게 요동치던 내 신앙이라는 이름의 배는 복음학교를 통해서 중심을 잡았다. 복음학교를 통해 내 머리 속에서 산산조각나서 충돌하던 모든 성경적 사실들과 체험적 사실들이 하나가 되었다. 마치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퍼즐. 아무 그림도 만들지 못할 것같았던 조각들이 모여서 상상할 수도 없었던 명화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이 조각들은 모두 이 그림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내가 가지고 있었던 것들이었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복음학교를 다녀온 이후 내 입에 붙어다니는 표현이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 자신까지 십자가에 내어주셨는데......” 라는 말이었다. 어떤 어려움, 곤란,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당하거나, 주위의 지체들이 괴로워 하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아니, 내가 떠올리기 전에 자연스럽게 내 머리 속을 강타했다. 진실로 그 사실은 모든 문제의 해답이었다.
 하지만 게으름은 내 발목을 잡았다. 곧 말씀읽기와 기도 등 경건훈련을 또다시 게을리하게 되었고 여전히 존재했던 관계의 문제들은 나로 하여 나에게 잊을 수 없는 감격을 주었던 복음을 또다시 잊게 했다. 언젠가 복음학교에 들었던 이 놀라운 사실들을 내 언어로 노트에 정리하려고 했었으나 세상의 다른 즐거움들에 탐닉하느라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결국 이렇게 교환학생으로 1년간 스웨덴에 오게 되었고 이제야 컴퓨터에 앉아서 복음학교 때 배웠던 것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얼마나 걸릴 작업이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스웨덴어 수업을 듣는 8월 한 달간은 이 작업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이것을 정리함으로 인하여서 내가 다시 그 때의 은혜를 기억하여 스웨덴에서 복음으로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함이요,
둘째는 이 기록들을 두고두고 가지고 보관하기 위함이고,
셋째는 이 노트를 양들에게 전달하여 양들이 이것을 보고 복음의 핵심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복음학교에서 계속하여 기록한 78페이지에 달하는 나의 자필노트와, 함용욱 목사님의 65페이지 필기.  그리고 최정균 목사님의 103페이지 필기. 그리고 청교도 조직신학책인 ‘거룩한 구원’이라는 책을 참고하여 제작했다. 내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 중에 ‘나의 신앙’이 들어가게 되어 진정한 복음을 흐리게 될까봐 참으로 걱정스럽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이 즐거운 은혜의 작업을 시작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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