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2 다치다

from 나에 관하여 2008. 10. 3. 03:42

아침에 최진실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확인했다.

학교를 다녀오는 중에
방에 있는 스탠드가 백열등이라 정신 사납고 마음에 안 들어서
가게에서 25크로나라는 거금을 주고 작은 형광등을 샀다.
가게 밖으로 나오자 마자
갑자기 손이 꼬여서 떨어뜨렸는데, 그 안에 들어있던 두 개가 한꺼번에 깨지고 말았다.
끝자락만 살짝 깨졌는데, 그래도 전혀 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안 그래도 바람을 너무 맞아서 눈시울이 뜨거웠었는데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오늘 밤에는 멍청하게 서둘러 뛰어다니다가
화분 사이에 걸려있던 체인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바로 땅에 넘어지고 말았다.
너무나 빨리 넘어져서 온 몸으로 넘어졌다.

안경도 날라가고 온 몸이 너무 아파서 한참 누워있고 싶었지만
일행도 있었고 부끄러워서 얼른 일어났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 것은 옷을 터는 일이 아니라
화분을 다시 세워놓는 일이었다.
그리고 웃으면서 여느 때처럼 "괜찮다"고 말했다.

"정말로 괜찮아요"

집에 와서 보니 왼손은 겨우겨우 손가락만 움직일 뿐
약을 먹으려고 해도 약 뚜껑을 열 수조차 없게 되었다.
겨우겨우 입으로 진통제 뚜껑을 뜯어서
엄지 손톱만한 진통제 두 알을 꺼내서 먹었다.
손바닥 전체에서 열이 나고 손목은 아예 돌아가지도 않는다.

내일은 다행히 수업이 없고 오른손은 그나마 움직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