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의 창은 동남쪽을 향하고 있다.
아침에 눈이 너무 부셔서
이불을 몇 번씩 고쳐쓰고 있다보면
이제는 그 따스함이
나를 침대에서 끌어낸다.
얼마만이야. 햇빛 때문에 잠에서 깨는게.
스웨덴에도 우리 주님이 약속하신 봄이 찾아왔다.
해가 하루가 다르게
더 높이 뜨기 시작한다.
일어나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다보면
뒤늦게 맞춰놓았던 알람이 갑자기 켜져서
자지러지게 한번 놀래주어야 한다.
우리가 모든게 이뤄질거라 믿었던 그 날은
어느새 손에 닿을 만큼이나 다가왔는데
그렇게 바랬던 그 때 그 마음을 너는 기억할까.
잊을 수 없는 꿈만 꾸던 2009년의 시간을
오늘은 학교를 다녀오다가,
문득 하늘에 취해서 자전거에서 내렸다.
기차가 영원히 역에 도착하지 않아서
계속 잠을 잘 수 있었음 하는
밤샌 학생처럼,
나도 내 기숙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내 배가 고프지 않기를 바라며
자전거를 끌고 걸었다.
시간이 가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이를 함께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음 얼마나 좋을까 하고.
내가 조금만 더 어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노래부르며.
계속 움직이지 않는 바람은 사라지고
나는 전등 아래 오스카 와일드를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