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굴462 - 진짜

from 토끼굴 2009. 5. 10. 20:38

군대에서 많이 변하게 되었던 것같아요.
아무한테도 불평할 수 없는 갇힌 상황 속에서
아무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확신 안에서
혼자 이겨내는 법을 배웠어요.
많이 단단해졌어요.

교환학생을 와서도 역시.
이것저것 별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겪고,
이런 것들을 혼자 묵묵히 가슴 속에서 식혀내다 보니까
많이 강해졌어요.

마치 자식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는 집에서
혼자 TV를 보는 여느 어머니들처럼,
저도 혼자서 묵묵히 참으며 살아내는게
익숙해졌어요.

좋은 경험들이죠. 
이런 것들이 다 나중에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할 후배들을 위한
좋은 예화가 되지 않겠어요?

걱정거리요? 없죠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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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그러냐?
단단해지고 강해진 게 아니라
그저 더 이상 탈 것이 남지 않을 정도로
새카맣게 타버린 거 아니고?
그래서 더 이상 하늘을 향해 주먹을 들 힘도
없어져 버린 것은 아니고?
그게 사는거냐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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