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녹은 눈처럼
제 빛 다하고 사라진 별처럼
사랑도 닳아가는 것
변한 게 아냐 잘못도 아냐

계절 지난 옷을 꺼내듯
끝을 접어둔 책장을 펼치듯
추억은 거기 있는 것
잊으려 말자 잠시만 두자.

...

다른 우릴 못 견딘 너도
덩그러니 또 혼자 남은 나도
이별은 모두 아픈 것
미안해 말자. 탓하지 말자.

- 그리운 날엔 (성시경 5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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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들 너무 재미있게 사는 것같아 왠지 심술이 나.
이 세상에서 왠지 나 혼자만 재미없게 지루하게 사는 것만 같아.
너도 알다시피 내가 제일 싫어하고 다루기 곤혹스러워하는 감정이 
억울함이잖아.

예전에 틈만 나면 부르던 그 노래 있지.

이유도 없이
가끔은 눈물 나게 억울하겠죠

- 달리기 (윤상)

이유없는 것알아.
다들 지루하고 무거운 삶을 살아가는 데
나는 처 놀면서 미친 놈이 분위기나 잡고 앉아있는거지.

나는 뭐했냐고?

어젯밤은 새벽 3시에 서울대에 전화를 걸었어. 
학교에서 지원하는 인턴쉽 지원 장학금 면접을 보았고,
끝나자마자 바로 누웠지.
그런데 시험공부한다고 커피를 너무 마셨는지 잠이 안 오는거야.
이미 4시가 되니까 슬슬 밖이 밝아지고 새가 울더라.

꾸역꾸역 6시에 일어나서는 샤워하고 면도하고,
정리해놓은 노트를 다시 한번 훑으면서 나갔지.

그리고는 그 멀리 기모가탄까지 가서는
8시부터 11시까지 Practical English 시험을 보았어.
웁살라 대학교에서는 보는 마지막 시험이야. 
한 문제도 남김없이 말끔하게 풀었어
아마도 A가 나오겠지.
별로 기쁘지는 않지만.

A가 나오면 그냥 당연한가보다 넘어가고
A가 나오지 않으면 스스로를 병신취급하고

우물거릴 시간이 없었어.
12시부터 공대에서
다음 학기에 한국으로 갈 교환학생들과 
리쿠르팅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교직원들을
만나기로 했거든.
가서는 웁살라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게 좋았었다며
재잘재잘.

그리고는 우체국에 가서 한국으로 짐 부칠 상자를 사왔어.
책으로만 20kg 짜리를 벌써 2개나 채웠는데 
여전히 책이 꽤 남네.
책만 100kg를 채우려나봐.
쓰잘데기 없이 왜 이렇게 짐이 많아졌는지 모르겠어서
망연자실. 상자는 닫지도 못하고 바닥에 내버려두었어.

그리고는 영화를 하나 다운받아봤어.
[추격자]... 많이 죽더라. 다치고. 
마지막 희망같은 것은 싹다 걷어내버리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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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야.
내일부터는 다시 

내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이
내가 사는 것이 부럽게끔 글을 쓰는거야.
거짓말은 하지 않더라도
수사는 화려하게 하고.
과장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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