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변수같은 사람이다.
원래 잘 알고 있었지만
수천번 재확인하게 된다.
처음에는 전혀 변하지 않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속적인 영향에 노출되면
결국 새로운 신념에 쉽게 전염된다.
대학에 올라와서 그랬고
군대에 가서 그랬고
유학을 와서 또다시 그렇다.
마치 변수처럼.
아무 숫자나 쳐 넣을 수 있는 변수처럼.
힘쎈 자가 와서 아무 숫자나 집어넣으면
변해버릴 수 밖에 없는 변수처럼.
이런 내가 변하지 않으려면
선한 곳에 머물러 있으려면
누군가가 나를 방정식 안에서 묶어주어야 한다.
나 스스로는 내 자신의 값을 고정시킬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