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좋든 나쁘든 현실적인 것보다는 현실에서 멀리 떨어진 것에 더 가슴이 뛰는 법이다.
- 시오노 나나미
요새 꾼 꿈 중에서 특징적인 것이 하나가 있다.
한국에 오기 직전부터 꾸기 시작한 꿈인데 요즘 꽤 자주 꾸게 되었다.
대개는 적어두지 않으면 전날 밤 꾼 꿈은 다음 날 집을 나서기 직전에 다 잊어버리는데
이 꿈은 너무나 강렬한 느낌이라서 도무지 잊을 수가 없다.
갑자기 내 몸 전체의 힘이 빠지면서 의식이 흐려지면서
마치 기절한 것처럼 몸이 땅바닥으로 흘러내리는 꿈.
처음에는 꿈에서 깨어나면 개의치 않고 다시 잠을 잤는데
꿈 속에서는 이런 상태가 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포스러워져서
억지로 몸 전체를 비틀어서 꿈에서 겨우겨우 벗어났다.
왜 이딴 꿈을 꾸는지 쉽게 짐작할 수조차 없다.
프로이트라도 만난다면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학사로서의 마지막 학기가 갓 시작되었고 모든 것은 내 통제 안에 있다.
대부분의 수업에서 요구하는 것은 글쓰기이고 난 글쓰기에는 언제나 자신이 있다.
요컨대 문제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 고타마 싯타르타
첫번째로 깨달은 이 부처가 태어나자마자 외쳤던 이 말은
자신만이 잘났다는 극치의 교만이 아니라
천상과 천하 전체에서 결국 우리는 혼자라는 뜻.
고독한 인생을 뜻하고 있었던 것뿐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무심코 내뱉은 속마음처럼 어차피 주위에 사람이 있고 바빠도 외로울 것이라면
아무도 없는 곳에 있는 것이 차라리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덜 외로울 것이다.
지금 외롭다고 느끼는 것은 나 자신으로부터 철저하게 배반당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