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고향을 물을 때마다
나는 대답 이전에 왠지 모를 위화감부터 느끼게 된다.
서울은 아무리 생각해도 ‘향(鄕)’의 땅은 아니기 때문일까?
덕분에 나는 1년간의 외국생활 중에도 향수병에 시달린 적은 없었다.
인(人)수에는 어느 정도 시달린 것 같기도 하다만.
하지만 1년간의 스웨덴에서의 교환학생 생활 후에
한국에 돌아온 후에 나는 지독한 향수를 느낀다.
스웨덴의 맑았던 하늘과 물이 꿈에 자주 나타나고
스웨덴의 소식을 신문에서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있는 북한만큼은 가기 어려운 땅은 아니지만
내게 현실적으로 다시 지구 반대편으로 돌아가서
그 흙들을 밟을 날이 올까 생각하면 눈가가 따가워진다.
사실 누군가 내게 스웨덴이 왜 그렇게 좋냐고 물어왔을 때
딱히 대답할 말이 없음에 당혹했던 적이 있다.
고향이 없는 나에게 스웨덴 웁살라라는 도시가 고향이 되었기 때문에,
고향은 그저 고향이기 때문에 그렇게나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통수단...
서울에서의 나는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타는 것을 좋아한다.
버스는 덜컹거리지만
지하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책을 읽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딱히 큰 시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나는 거침없이 지하철을 타러간다.
아니, 오히려 지하철을 탔을 때 상당히 더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하철을 타는 게 난 더 좋다.
평소에 책을 좋아하고 읽기를 즐긴다고 말하는 주제에
사실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곳은 도서관이나 집의 침대 위가 아니라 사실 지하철 문가이다.
바깥으로 끊임없이 변하는 풍경도 좋지만 몸을 기댈 곳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이동하는 그 찰나에도 내 삶을 꽉꽉 채워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아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책을 딱히 좋아한다기 보다는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작가에게 나와의 동행을 요구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커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를 사듯이 책값으로 작가와의 대화를 산다.
후회...
예전의 글을 읽다보면 그 때의 나는 후회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수천 번 생각해봤자 조금도 바꿀 수 없다는
합리적인 생각을 그 때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내 군대에서의 삶이 너무나 후회가 된다. 왜였을까.
그 때의 내 머리 속에는 외박과 휴가 밖에 없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볼 여유를 왜 갖지 못했을까.
그렇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왜 나는 그 때 책을 덮어버렸을까.
왜 군대 바깥으로 나가야만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래서 난 시간을 다시 한 번 되돌릴 수 있다면 군 시절로 되돌리고 싶다.
물론 병장 때로.
선 긋는 습관...
요즘의 나는 나의 선 긋는 습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연애상대 뿐 아니라 내 주위에 펼쳐져 있었던
수많은 관계로부터 받은 상처들은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을 불러일으켰고
그것은 관계의 깊이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기 전에 선을 먼저 긋는 습관을 가져왔다.
새로이 시작되는 인연에 대한 공포와 알레르기. 차라리 예전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상처받는 것이 무서워서 흔히 말하는 내 마음의 성에서 유유자적하는 것보다
성 밖으로 뛰쳐나가서 긁히고 부러지고 피 흘리는 것이 더 인간다웠던 것 같은데.
25살 졸업을 앞둔 컴퓨터공학부 4학년생의 요즘의 고민은 이것이다
글의 형식...
이 글을 쓰면서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한 문단으로 A4용지 하나를 채우는 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괴로운 일이었다.
쓸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두 문장이
가까이 붙어있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억지를 부려보았다. 문단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억지로 소제목과 짙은 글씨를 이용해서 가상의 문단을 나누었다.
착한 사람이라면 내 글을 읽으면서 문단이 깨끗하게 나누어진
잘 짜인 구조의 글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자신을 부끄러운 글을 닫아본다.
---
이 글은 약간은 얍삽하게 쓰여졌다.
서정적인 편린들을 담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소개서에 쓰여질만한 정보들을
은근히 곳곳에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 자기소개서를 통해
나는 내가 유머있고 감성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건 내가 봐도 읽기 싫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고향을 물을 때마다
나는 대답 이전에 왠지 모를 위화감부터 느끼게 된다.
서울은 아무리 생각해도 ‘향(鄕)’의 땅은 아니기 때문일까?
덕분에 나는 1년간의 외국생활 중에도 향수병에 시달린 적은 없었다.
인(人)수에는 어느 정도 시달린 것 같기도 하다만.
하지만 1년간의 스웨덴에서의 교환학생 생활 후에
한국에 돌아온 후에 나는 지독한 향수를 느낀다.
스웨덴의 맑았던 하늘과 물이 꿈에 자주 나타나고
스웨덴의 소식을 신문에서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있는 북한만큼은 가기 어려운 땅은 아니지만
내게 현실적으로 다시 지구 반대편으로 돌아가서
그 흙들을 밟을 날이 올까 생각하면 눈가가 따가워진다.
사실 누군가 내게 스웨덴이 왜 그렇게 좋냐고 물어왔을 때
딱히 대답할 말이 없음에 당혹했던 적이 있다.
고향이 없는 나에게 스웨덴 웁살라라는 도시가 고향이 되었기 때문에,
고향은 그저 고향이기 때문에 그렇게나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통수단...
서울에서의 나는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타는 것을 좋아한다.
버스는 덜컹거리지만
지하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책을 읽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딱히 큰 시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나는 거침없이 지하철을 타러간다.
아니, 오히려 지하철을 탔을 때 상당히 더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하철을 타는 게 난 더 좋다.
평소에 책을 좋아하고 읽기를 즐긴다고 말하는 주제에
사실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곳은 도서관이나 집의 침대 위가 아니라 사실 지하철 문가이다.
바깥으로 끊임없이 변하는 풍경도 좋지만 몸을 기댈 곳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이동하는 그 찰나에도 내 삶을 꽉꽉 채워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아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책을 딱히 좋아한다기 보다는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작가에게 나와의 동행을 요구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커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를 사듯이 책값으로 작가와의 대화를 산다.
후회...
예전의 글을 읽다보면 그 때의 나는 후회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수천 번 생각해봤자 조금도 바꿀 수 없다는
합리적인 생각을 그 때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내 군대에서의 삶이 너무나 후회가 된다. 왜였을까.
그 때의 내 머리 속에는 외박과 휴가 밖에 없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볼 여유를 왜 갖지 못했을까.
그렇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왜 나는 그 때 책을 덮어버렸을까.
왜 군대 바깥으로 나가야만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래서 난 시간을 다시 한 번 되돌릴 수 있다면 군 시절로 되돌리고 싶다.
물론 병장 때로.
선 긋는 습관...
요즘의 나는 나의 선 긋는 습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연애상대 뿐 아니라 내 주위에 펼쳐져 있었던
수많은 관계로부터 받은 상처들은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을 불러일으켰고
그것은 관계의 깊이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기 전에 선을 먼저 긋는 습관을 가져왔다.
새로이 시작되는 인연에 대한 공포와 알레르기. 차라리 예전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상처받는 것이 무서워서 흔히 말하는 내 마음의 성에서 유유자적하는 것보다
성 밖으로 뛰쳐나가서 긁히고 부러지고 피 흘리는 것이 더 인간다웠던 것 같은데.
25살 졸업을 앞둔 컴퓨터공학부 4학년생의 요즘의 고민은 이것이다
글의 형식...
이 글을 쓰면서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한 문단으로 A4용지 하나를 채우는 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괴로운 일이었다.
쓸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두 문장이
가까이 붙어있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억지를 부려보았다. 문단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억지로 소제목과 짙은 글씨를 이용해서 가상의 문단을 나누었다.
착한 사람이라면 내 글을 읽으면서 문단이 깨끗하게 나누어진
잘 짜인 구조의 글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자신을 부끄러운 글을 닫아본다.
---
이 글은 약간은 얍삽하게 쓰여졌다.
서정적인 편린들을 담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소개서에 쓰여질만한 정보들을
은근히 곳곳에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 자기소개서를 통해
나는 내가 유머있고 감성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건 내가 봐도 읽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