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굴523 - 인간

from 토끼굴 2009. 10. 19. 01:02

카라바조, 성 마태의 소명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러울까
인간이란 생명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린아이처럼
연약하고 덧없어서
타인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어.

- [꼭두각시 서커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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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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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갓 들어와 중고등부 선생님을 하던 나는 상당히 다혈질이었다.
쉽게 화를 내고 아이들에게 서늘한 시선을 주곤 했다.
그 때에 말을 정말 안 듣던 녀석이 하나 있었다.
우연히 횡단보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을 때 
그는 내일 군대에 간다고 하면서 먼저 악수를 청해왔다
잘 다녀올께요라고 말하는 그 녀석의 눈가가 반짝했다.
한없이 먹먹해지면서
미안하다 그 때는 내가 너무 어려 더 사랑해주지 못했구나
라는 말이 턱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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