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

from 나에 관하여 2010. 1. 27. 22:27

나는 어른이 되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간섭을 받지 않고도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와는 달리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만 하는 일들이었다.

차라리 내가 어린 아이였다면,

예상치 못했던 수술비에 당황하거나 화를 내지도 않았을 것이고,
수술을 받고 침대에 누워서 밑줄까지 쳐가며 책을 읽지도 않았을 것이고,
수술을 받고 다음날 아침에 도망치듯 퇴원을 하지도 않고 일주일은 집에서 푹 쉬었을 것이다.
몸살이 날 정도로 내게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연구실 엠티에 '자발적으로'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 모든 고통들이, 그리고 괴로움들이 내가 어른이기 때문에 그렇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 댓가로 무엇인가를 잃어버려야 한다.

내가 '어른의 자유'라는 허상을 위해서 
내가 잃어버린 것들은 다 셀 수조차 없다.
하지만 '어른의 자유'는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게 주어진다.

'원치 않는 선물'... 

Unpleasant g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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