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출처 - 구글 이미지
내가 호주에 오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모니터 앞에서의 오랜 작업으로 인해서 심각한 VDT 증후군 판정을 받았 때문이다. 그까짓 VDT 증후군 정도는 뭐 개발자라면 의례히 가지고 있는 가벼운 직업병 쯤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상태가 심해지니 고개를 꼼짝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아파서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는데만 3시간쯤 걸리는 심각한 상태까지 이르렀다.
병원에서 만난 의사는 엑스레이를 한번 보고는 바로 "컴퓨터 관련된 일 하시죠?"라는 질문을 던졌다. 장시간 안좋은 자세로 모니터 앞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오래 일을 하다보니 목 근육이 굳어져서 어깨와 등으로 가는 신경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치료방법을 물어보니 바로 "치료방법은 특별히 없습니다. 모니터 앞에서 일하지 않는 직업으로 바꾸셔야 합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리고는"치료방법은 없지만 예방은 가능합니다"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가장 좋은 VDT증후군 예방법은 체조 또는 스트레칭이다. 적어도 한시간에 한번쯤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가벼운 체조나 스트레칭을 해주고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사무실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에 대한 정보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책상 앞에서 바른 자세로 앉는 것도 중요하다. 노트북을 책상 바닥에 놓고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가장 나쁜 습관이다. 목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모니터는 눈 높이를 기준으로 해서 아래쪽으로 맞추도록 충분히 높여주고, 의자는 높이고 다리가 뜨지 않도록 적당한 발 받침을 두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좋은 방법은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두개의 모니터를 보기 위해서 고개를 자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단일 모니터를 쓰는 것보다 좋다. 다만 듀얼모니터를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중요하다. 고개를 한쪽으로 장시간 돌리고 작업하는 구조라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좋은 것은 가운데는 와이드스크린의 모니터를 정면에 배치하고 좌우에 한개씩 보조 모니터를 두는 것이다. 주로 작업하는 것은 가운데 두고 자주는 아니지만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좌우로 배치한다. 보통 PC에 두개 이상의 모니터를 두기는 어렵기 때문에 나 같은 경우는 한쪽에는 보조 모니터를, 한쪽에는 노트북을 두고 사용한다. Synergy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하나의 PC처럼 작업을 할 수 있어서 편하다.
21세기 하고도 10년이나 지난 지금도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개발자나 매니저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장시간 일을 하면 능률도 떨어지고 체력도 저하된다. 자기 자동차라도 그렇게 무리해서 마구 굴리지 않을텐데, 자기 몸에는 왜 그럴까. 최고의 체력을 유지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체력이 떨어지면 결정적인 때에 실력을 뽑아내기 힘들 수 있다. 체력이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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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by's Epril(http://toby.epril.com/)에서 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