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3 때 단 한번도 밤을 새본 적이 없다.
잠을 덜 자서 공부를 더 하는 것보다,
잠을 제대로 자서 그동안 공부를 한 것을 제대로 소화하는 게 낫다는 말 때문이 아니라
공부할 시간이 모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능이라는 확실한 deadline이 있었고, 시간은 분명히 충분해보였다.
잠까지 자지 않으면서 공부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나서, 대학원생이 되고 나서,
50번 이상의 밤 동안 한숨도 자지 못했다.
수능과 같이 reasonable한 deadline이 있는 job을 하는 것도 아니고,
중고등학교 중간고사/기말고사와 같이 light한 job을 하는 것도 아니게 되었다.
early deadline을 가진 heavy job들이 concurrent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slack time은 모조리 일 하는데 들일 수밖에 없다.
(컴공스러운 용어 남발 ㅋㅋ)
공부를 잘 하면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사실은 공부를 더 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