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굴603 - 단절

from 토끼굴 2011. 1. 10. 22:55

내가 교사로 섬기고 있던 우리 교회 중고등부 예배당인 비전홀은
전파가 잘 잡히지가 않는다. 

그래서 내 넥서스원은 잡히지 않는 전파를 잡으려고 의미없는 발열을 하다가 
반나절이 못 가 배터리를 다 소모하고 오링이 나 버린다. 
추가배터리를 갈아끼워 보아도 
애초의 정품보다 용량이 적은 이 놈은 더 빨리 닳아 없어진다.

그 때 그 순간부터 였을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강하게 뒷통수를 맞으면서부터 
내가 가졌던 모든 것들을 빼앗기면서부터

나는 하나님과의 통신이 끊겼다.

비전홀은 나의 또다른 모습이다.
예배당이기에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그 곳에서 나는 오히려 닳아 없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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