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유럽 노래를 부르다가, 다시 유럽에 왔다.
아직은 하나도 정신이 없다. 이미 한번 유럽에서의 교환학생 경험이 있지만,
여행할 때 몇 일 간 둘러본 기억밖에 없는 스위스는 또 낯설다.

기숙사 방에 인터넷 커넥션이 없다는 것도 묘하게 신경 쓰이고,
시내를 돌아다닐 때에 자전거가 아니라 트램을 타야 한다는 것도 거슬리고,
같은 220볼트인 주제에 한국과 스웨덴과 다른 플러그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것도 날 조심스럽게 한다.

얼마만에 이러한 고요함과 적막함이 나를 찾아왔는지 모르겠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항상 내 손에는 뭔가가 쥐어져 있었다.
이곳에도 인터넷과 컴퓨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땅히 할 것이 없다. 

오랜만에 개드립 없는 조용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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