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곳에서 나는 이방인이다.
오늘 이곳 한인들끼리의 크리스마스 맞이 저녁식사가 있었는데,
왠지 내키지 않아 나는 가지 않았다.
묘하게도 에테하에는 교환학생이 없고, 대부분 석사나 박사, 그리고 포닥들이 많다.
나처럼 잠깐 왔다 가는 사람 대신 대부분 한동안 살 생각으로 온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들의 마인드와 나의 마인드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에는 한국에 돌아가서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언어와 관심사는 나의 그것들과 크게 다르다.
나는 1년동안 쓸 수 있는 패스를 사는데 망설이고,
크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사는데 거리낌이 있다.
한번의 교환학생 생활을 해 보았기 때문에 더더욱
내가 한국에 가지고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제한되어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곳 학생들이 받는 혜택들도 나에게는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일례로 학생식당에서도 나는 일반 학생들의 가격으로 먹을 수 없고, 스탭 가격으로 먹어야하고,
그 외의 이곳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의 많은 부분이 제한되어 있다.
손님이고,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손님이고,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내 파견의 공식 명칭은 "Academic Visit"이다.
그런 만큼 다른 짓, 힘빠지는 짓하지 않고,
연구에만 집중하여, 많이 배우고, 넓은 세상을 보고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