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온 이후로 나는 지루함과 싸우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적'이다.
스웨덴에 있을 때는 딱히 지루한 지 몰랐던 것같은데...
도대체 주말에 뭘 하면서 시간을 보냈던걸까?
그러고 보면 날씨가 좋다고
웃통을 벗고 플로그스타 앞에 나가
잔디밭에 IKEA 가방을 찢어 만든 돗자리를 깔아 놓고
누워서 책을 읽고도 했었는데,
그것도 사실 심심해서 그랬던 것이겠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제일 먼저 잊혀지는 감정이,
지루함과 권태, 허무와 공허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 되돌아보면,
그 시간은 그냥 없었던 시간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