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해당되는 글 4건

  1. 토끼굴376 - 가난한 사랑 노래. 2008.11.08
  2. [Blog Action Day 08 - Poverty] 나와 가난 2 2008.10.16
  3. 토끼굴360 - 소비생활 2 2008.10.10
  4. 20081005 사명 1 2008.10.06

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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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의 정말 애독자들은 기억하겠지만
이 시를 아예 토끼굴 한편으로 
아무런 코멘트도 달지 않고
포스팅했었던 적이 있었다)

가난이 
아플 때는

너무 아플 때는

돈이 없어서
사랑하는 사람한테 주고 싶은
선물을 살 수 없을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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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2008년 10월 15일, 오늘은 http://blogactionday.org/ 라는 곳에서 주최하는, 전세계의 블로거들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포스팅하는 날이다. 그리고 오늘의 주제는 '가난'이다. 자칭 블로거라고 생각하는 나도 시험 이틀 전이라는 최고의 호기를 놓칠 수 없기에 글을 써보기로 했다. 주제는 나와 가난이다.

나와 가난

그러고 보면 우리 부모님은 가난하다는 소리, 그리고 본인들처럼 되지 않으려면 공부해야 한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 집은 부모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가난하지만은 않았던 것같다. 돈이 없어서 밥을 굶은 적이 한번도 없고, 방세를 못 내서 주인 집에서 쫒겨 나거나 전기세를 못내서 전기가 끊긴 적이 없고, 돈이 없어서 필요한 교과서를 사지 못한 적이 없다. 물론 대학 진학에 맞딱뜨려진 상황에서 약간의 압박을 받아서 등록금이 더 적고 장학금이 보장되는 대학으로 진학해버리는 사건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돈이 없어서 "내가 정말로 필요한 것"을 하지 못한 적은 없었다.
 군대에 가고, 그리고 다른 세상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의외로 "대학등록금"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알기로 나라와 학교에서 장학금을 많이 주고 있고, 그리고 부모님들이 있는데 처음에는 어째서 그들이 대학등록금같은 것을 걱정하는 지 몰랐다. 한 학기에 많으면 500만원. 적으면 100만원까지 하는 등록금. 물론 적은 돈은 아니지만, 우리 부모님의 노랫말대로 내가 사회의 최하류층에 속한다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이들의 이런 걱정을 그저 "부모님 신세 지기 싫어서 스스로 벌어서 내려고 하니까 힘든 건가보다" 하고 남 이야기처럼 생각하고 지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등록금이 없어서 자살한 한 대학생의 소식을 들었다.
 이곳에서 컴파일러 디자인이라는 수업에서 한 베트남 대학원생이랑 같이 조를 짜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주말 내내 소식이 없는 것이다. 전화로도 메일로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평소에 대학원생인 주제에 별로 과목 자체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숙제에도 별로 도움이 안되서 마음에 안 들어하고 있던 중에 그런 일이 벌어지자 메일을 보내서 쪼아대었다. 그의 답장의 일부가 이러했다.

I am backing home a couple of hours ago. In weekend, I travel to another city and work in a small factory whose boss is Vietnamese too. (Friday night I work in nation as a wardrobe and cleaner) I cannot afford to live in Sweden. Therefore, I must work for my hungry stomach. It is not easy to continue with this situation, as you know. I do not know when I will leave Sweden.
Before coming to Sweden, I dreamt to change my life. Why was I born in such a harsh country? I feel disappointed because I could not concentrate on studying as you and our friends are doing. Hope that I could stay here as long as I can. I do not want to give up. I just have translation job (English --> Vietnamese)

항상 깨닫는 것이지만, 확실히 나는 공부하기에 힘들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다. 오히려 부유한 편에 속한 것이었다. 멋진 옷을 사 입을 돈이 없는 것? 그런 것은 학생이기에 괜찮은 것이었다. 사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고민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지 않은가? 돈이 없으면 조금 불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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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360 - 소비생활

from 토끼굴 2008. 10. 10. 00:45

1.
가만히 살펴보니
내 소비생활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소를 위해 대를 희생하는 것이었다.

2.
그러고보니
한국에서는 학용품이나 책을 살 때
가격을 보고 샀던 적이 거의 없었다.

3.
한국에서는 영수증을 지갑에 넣었던 적도 거의 없지만
여기서는 저렇게 깨끗하게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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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5 사명

from 나에 관하여 2008. 10. 6. 07:58

요즘에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달라고
사람들에게 자주 이야기하다보니 (농담 반, 진담 반)

이상형과 내 사명에 대해서 많이 떠벌리고 다니게 되었다.

이상형을 말하라고 하면 내가 말하는 것이라는게 대략

"가난하게 살 수 있는 여자요"

모 이런 것이다 보니...
사람들의 반응은 탄식과 한숨과 한심하다는 눈빛이랄까.

"너 나랑 살면 가난하게 살꺼야.
고생도 무지하게 할 거고, 밥도 가끔 굶을 지 몰라.
애들 과외, 학원이 무슨 말이야. 학교라도 다니면 다행이고.
그래도 나랑 결혼할 수 있어?"


라고 말하면 어떤 여자애가 넘어오겠는가. ㅠㅠ

그런데 정말로

내 사명, 내가 이 땅에 있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독신으로 살아도 정말로 아예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 있어서 내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조금이라도 걸림돌이 된다면
그런 가족은 처음부터 안 가지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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