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해당되는 글 4건

  1. 100331 1mm의 공간. 2010.04.01
  2. 토끼굴558 - 시간 2010.02.04
  3. 토끼굴497 - 대화 2009.08.16
  4. 토끼굴435 - 처음 2009.03.14

100331 1mm의 공간.

from 끄적거리기 2010. 4. 1. 00:36

부활절을 맞아 매일같이 교회에 모여서 워십 연습을 하고 있다.
나름대로 몸찬양을 좋아해서, 마냥 즐거울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괴롭다.

난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사람이라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시간이 없이,
다른 사람들과 시간과 공간을 끊임없이 공유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었다.

웁살라에서의 교환학생 시절은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경험이었지만,
그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충분한 공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
간섭받지 않고 나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

그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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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558 - 시간

from 토끼굴 2010. 2. 4. 23:35

진시황은 왜 그렇게 오래 살고 싶었을까?
왜 그렇게 불로초를 찾아 다녔던걸까?

이제 좀 알겠다.

시간이 무한대로 있으면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다.

시간이 무한대로 있으면,
난 회사에 취직하여 돈을 번 다음에,
그 돈으로 의대에 가면 된다.

미대에 가고 싶은 공대생은
학원강사로 일하면서 돈을 번 다음에,
그 돈으로 미대에 가면 된다.

시간만 많이 있으면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다.
뭐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아는 이 것을 그 때도 알았으면 하고 후회할 필요도 없다.

이제 어느새 27살이다.
시간은 정말 바람처럼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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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497 - 대화

from 토끼굴 2009. 8. 16. 21:34

1.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사람이 아니라면 외롭지 않겠지.

외로움의 반대말이 뭔지 알아?

그런 것따윈 없어.
외로움의 반대말따윈 없어
외로움은 영원한거야.

2.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그것은 영원히 사는 존재들한테나 
가능한 이야기지.

시간이 무한대로 가면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을테니까
그것도 해결될지 몰라.

그러니까 
우리같이 유한한 생명을 사는 이들에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말은
사실 거짓말이야.

불치병도 있어.
흉터도 있어.
해결되는 게 아니야
그냥 안고 사는거지.

3.
나에게 있어 샤워는
뭔가 특별한 의식이다.

뜨거운 물을 
머리로 맞고 있다보면

그 때들이 떠오른다.

그 때 샤워를 하면서
했었던 고민들이
현재의 고민이 되어
회한을 느끼며

마치 꿈을 꾸는 것과 같이 만든다

4. 
자자, 푹 쉬었으니
이제 일어나자

주인공이 풀 죽어있으면
독자들이 책을 내던질꺼야.

하지만 일단 산 책이니까
돈이 아까워서라도
다 읽어주길 바래.

5.
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이쁘고요
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의젓하고요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수심이 많아요.
목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길을 떠나고요
금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사랑스럽고요
토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고생이 많고요
일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귀엽고 명랑하고 씩씩해요.

나는 1985년 1월 17일 목요일생
2006년부터 지금(2009년 여름)까지 
집에 있었던 시간은
단 6개월.

나는 나그네.
또 다시 흘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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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435 - 처음

from 토끼굴 2009. 3. 14. 07:20

엄마, 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

너는 이제 처음이야

- [꽃피는 봄이 오면]
 
만날 처음이래. 이게 도대체 몇 번째 처음인지 알아?
평생 처음이라고 자위하며 살아갈 수는 없잖아.

이미 지나버린 시간 위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지나버린 시간은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게 나아.

지나버린 시간은 가슴에 사무치잖아.

생각나면 생각나는대로 내버려 두어도 돼.
그러다가 가끔은 그 생각이 나지 않는 순간이 생길꺼야.
그리고 그 순간들이 많아지다보면
언젠가 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놀랄 때가 생길꺼야.

하지만 이미 유전자에 새겨져 버렸어

너는 이제 처음이야. 그 유전자를 가진 처음이 되면 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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