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에 해당되는 글 11건

  1. 090825 극을 쓰고 싶다. 2009.08.26
  2. 토끼굴493 - 요리사 2009.08.11
  3. 토끼굴420 - 득과 실 2009.01.23
  4. 토끼굴413 - 마니또놀이 1 2009.01.05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드라마 감독들의 삶을 보면서
나도 드라마 극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짧게나마 단막을 찍는다면
내가 구할 수 있는 배우군이란
ESF 사람들 (아마도 올드들)
교회 친구들

그리고 상영할 수 있는 곳도
내 블로그 내지는 ESF 싸이클럽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주제는 기독교에 관한 것으로 한정해야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바쁜 사람들, 밥 한끼 사주면서 
내가 쓴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출연하라고 할 순 없으니까.
명분이 있어야지.

ESF 동작회관에서 봤던 많은 영상들,
전국수양회에서 봤던 놀라운 상상력들을
돌이켜본다.

내가 따라할 수도 없는 대단한 영상들이었지만 
아쉬운 점들 역시 존재한다.

방황하던 새내기들, 반항하던 양들이
회관에 와서 혹은 ESF에 와서 
감동받고 변화되는 이야기들.

물론 “그럼직한” 일이지만,
사실상 긴장도 없고, 갈등도 없다.

영상을 보는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가끔씩 놀라운 언어유희나
재미있는 장면들이 나오긴 하지만
이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날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매번 다른 사람이 나오는 극을 보지만
사실은 재방송을 보는 것과 같다.

다른 극을 찍고 싶다.

오래된 신앙인의 고민과 괴로움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신앙의 선배들이 그리고 내가 이어 고뇌했던 고민들.
쉽게 씻어지지 않는 자기모순들.

폭로하고 싶다. 벌거벗기고 싶다.

그냥 입을 다물고 쉬쉬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잖아.

에이... 아무래도 내 블로그에나 올라갈 영상이 되겠구나 싶다.
그래도 일단 쓰기 시작하자.

주인공은 너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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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493 - 요리사

from 토끼굴 2009. 8. 11. 04:20

자신이 공들여 
정성껏 만든 요리지만
자기가 먹을 수 없는게

슬픈 요리사의 숙명

그만 쳐다보고
이제 내어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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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420 - 득과 실

from 토끼굴 2009. 1. 23. 06:48

Pros and Cons...
웁살라에 와서 
나는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지?...

한 한기가 끝나고 교환학생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내면서
나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었다.

"지난 한 학기동안,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같아서, 한 학기 더 있는 게 맞는 거같아.
 지금 돌아갈려고 하면 아찔해"

그 때 누군가 이렇게 대답했었다.
 
 "지난 학기에 해 놓은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나는 어서 한국에 가서 
 뭔가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는 내 생각이 옳은 것이고, 
긍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갑자기 아찔하게 닥쳐오는 향수와 
내가 여기 있으면서 잃어버린 모든 것들이 

내 가슴에 뻥 뚫린 구멍을 사정없이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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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413 - 마니또놀이

from 토끼굴 2009. 1. 5. 00:16

내 안에
그리스도가 없다면

내가 교회와 ESF에서 했던 수많은 일들은

그저 치밀하게 조직된
경건의 이름을 뒤집어 쓴
억지 마니또 놀이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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