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린네, 노을이.
린네의 생가에 갔을 때 만났던 사람이다.
우리를 가이드해주던 교수의 말로는
저 사람은 맨날 저렇게 시도때도 없이 린네처럼 옷을 입고 린네의 생가로 온다고 한다.
이 일을 거의 수십년 동안 해 왔는데, 갈수록 린네와 닮아지고 있다나..ㅋㅋㅋ
인생 저렇게 사는 것도 참 흥미로울 것만 같다)
대략 스웨덴에 온지도 열흘가량이 되었다.
내가 군대에서 많이 계산하던 식으로 하면
벌써 나는 1년이라는 교환학생의 시간의 1/36을 보낸 셈이다.
군대에서의 열흘과는 달리 심하게 빨리 지나버린 열흘이었다.
지금까지의 기후의레 스웨덴은 추운 나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스웨덴도 여름은 무지 덥다.(반팔 세 벌 가져왔다.ㅠㅠ)
내가 처음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해도 쨍쨍 거리고
건물마다 그림자도 거의 없어서 태양을 피할 곳이 없을 정도였다.
빨래를 한 다음 바로 창가에 걸어두면 곧잘 마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한국의 여름과는 달리 매우 건조해서 그런것인지,
햇볕이 비치는 곳은 매우 더운 대신, 해가 비치지 않는 그늘은 서늘하고 좋았다.
그렇게 한 삼사일을 지내고 나서는 계속 비가 온다.
비가 왕창 쏟아지는 날도 있지만, 대략 부슬비가 온다.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대략 날씨가 추워져서
아직 반팔티를 열심히 입고 다니는 나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긴팔,
그리고 심지어 코트를 입고 다니는 놈도 있다. (지금 8월인데...ㅠㅠ)
나도 어제는 방에서 추워서 잠이 안 왔다. ㅠㅠ 대략 3시간마다 깨고 정신없었다.
겨울이 아주 기대된다. ㅠㅠ
지금까지의 음식두 번 다른 교환학생이랑 외식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내가 방에서 밥을 해서 먹었다.
(외식 한번 하려면 대략 만원이 상큼하게 사라진다. ㅠㅠ)
지금까지 밥물도 혼자 맞추어 본 적도 없었는데, 밥을 혼자 해 먹는게 상당히 재미있다.
첫 밥은 물기가 거의 없어 밥알이 따로 노는 짓을 하는 바람에 그 다음부터는
물을 많이 넣어서 상당히 죽이 된 밥을 먹고 있다.
반찬으로는 진성이가 넣어준 비빔고추장(고맙다. 이게 없었으면...)
, 그리고 소시지(단백질 보충용), 브로콜리(비타민 보충용)
가끔 삶은 계란까지 해서 먹는다.
(소시지와 삶은 계란은 무려 보온되고 있는 밥통에 넣어서 조리한다. ㅡㅡ;;;)
덕분에 나에게 그릇은 밥그릇 하나랑 머그컵 하나가 있다.
설거지는 거의 30초만에 끝난다. ㅋ
거의 매일 매끼의 메뉴가 똑같지만, 매끼가 기대된다. 그만큼 배고프다. ㅠㅠ
할인할 때는 쌀 3kg에 30 크로나, 대략 한국돈으로 5000원 가량한다.
지금까지 먹어본 결과 1kg 이면 일주일을 대략 먹는 것같다.
간식을 절대로 안 먹기 때문에 대략 많이 배가 고프지만,
그럴 때마다 다음 식사에 밥을 많이 먹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참는다.
역시 한국사람은 밥심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과일이 비싼 곳이라 과일을 아직 한번도 못 먹었고, 대신에
요구르트가 싸기 때문에 요구르트를 사서 먹으면서 버티고 있다.
비타민은 대략 아까 말했던 브로콜리로 버틴다.
가끔 괴혈병에 걸릴까봐 ㄷㄷㄷ 거리며 요구르트를 사 나른다.
지금까지의 학교8월동안에는 계속 스웨덴어 수업을 듣는다. 사실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유치원에 온 것같은 기분이다.
유럽쪽 애들은 대략 자기네들 언어와 비슷해서 인지 별로 부담감없이 배우는데,
토종한국인인 나로서는 영어로 설명하는 거 알아들으랴, 스웨덴어 따라하랴 아주 정신이 없다.
(다른 동양인으로는 싱가폴애가 있는데 이 놈들은 모국어가 영어라......)
하지만 재밌어서 한 달 일찍 온 것에 대한 후회는 생기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전세계에서 온(특히 유럽에서 많이 왔다) 교환학생들이랑 같이 지내고 있는데,
대략 다 영어를 엄청 잘 한다. 내가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기 때문에 상당히 난감하지만
군대식 눈치로 여전히 잘 해내고 있고, 수업을 따라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지금까지의 신앙생활
새벽기도를 시작해서 아침 5시에 일어난다.
여기서는 해가 일찍 떠서 그런건지,
아니면 아직도 시차에 제대로 적응을 못한 것인지,
정말로 시끄러운 알람시계에 대한 공포 때문인지
아침 5시에는 저절로 눈이 떠진다.
그러면 바로 컴퓨터로 가서 사랑의 교회 홈페이지로 들어가 특별새벽기도 영상을 보면서 같이 기도한다.
교회에 가서 기도하면 좋겠지만, 이 나라 상당히 기독교가 쇠락했다.
(교회도 잘 보이지 않고, 얘네들 교회에 잘 가지도 않는다. 인구의 5% 미만이 정기적으로 교회에 간다.)
그리고 나서는 좀 쉬다가 아침밥을 먹고 QT를 한다.
일용할 양식 책이 이제는 없는 관계로 '스펄젼의 아침묵상'이라는 책을 바탕으로 큐티를 한다.
한국에 있을 때는 가끔 빼먹던 주제에 여기에 와서는 단 한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 ㅠㅠ
눈을 뜰 때마다 두려움과 향수가 나를 덮치지만, 말씀으로 아침마다 새로이 힘을 얻는다.
아직 교회를 정하지 못했다. 스톡홀름에 대부분의 한인교회가 모여있는데,
스톡홀름까지는 아직 혼자 가본적도 없고, 혼자 찾아갈 자신도 사실 없다.
한국인 교환학생 대부분은 신앙이 없고(아직 신앙이 있는 사람을 하나도 못 만났다)
신앙이 있다고 하더라도 스톡홀름까지 가서 예배를 드릴 것같아 보이진 않는다.
이게 요즘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