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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끼굴371 - 첫눈 2008.11.01
  2. UPPSALA V INTERNATIONELLA GITARRFESTIVAL 6 2008.10.19
  3. 앞으로 하고 싶은 포스팅 6 2008.09.12
  4. 지금까지 스웨덴... 7 2008.08.06

토끼굴371 - 첫눈

from 토끼굴 2008. 11. 1. 08:26

2008년 10월 31일.

4시가 되면 
이미 해가 지는 이 곳에

첫눈이 와서

삭막해진 웁살라 사람들의 마음을
덮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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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날에 무려 5시간동안 컴퓨터 네트워크 시험을 봤고
독일 EBS에서 온 서울대생 두 명 영주랑 제승이랑 웁살라 지역, 스톡홀름 지역 한국 교환학생들이
대부분 다 모여서 웁살라 어느 기숙사에서 새벽 3시까지 놀았다.

그리고 오늘은 그 후유증으로 하루종일 졸리고 머리가 아파서 누워 있고 뒹굴다가
저녁에 힘겹게 몸을 일으켜서 열심으로 나를 챙기는 이딸로와 함께
웁살라에서 하는 기타 페스티벌에 갔다.


무려 티켓이 350 크로나였다. 요즘 고공행진을 계속 하는 한국 환율로 70000원 가량의 돈이다.
뭐 저녁 식사를 주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나 비싸다니~!!!!!!!
내 2주동안 생활비가 200크로나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게 얼마나 비싼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딸로 어머니가 무료 티켓을 얻어주시는 바람에 상큼하게 공짜로 볼 수 있었다!!
고마워요 ㅠㅠ 한국 한번 오세요...제가 소녀시대 콘서트 티켓을...

덕분에 웁살라 중앙역에서 맨날 지나치기만 하던  콘서트 홀에 처음으로 들어가봤다.


그리고 연주.

정말로 폭풍 간지가 무엇인지가 느껴지는 사진이다. (물론 공연 중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Manuel Barrueco 라는 기타 리스트인데 소개가 무려

internationally recognized as one of the most important guitarists of our time

라고 되어 있다. 다시 한번 이딸로에게 고맙다. ㅠㅠ 너 아니면 내가 언제 이런데 와 보겠냐...ㅠㅠ

저녁 7시 반에 시작해서 1시간 연주, 그리고 30분 휴식, 그리고 1시간 연주 이런 식으로 공연이 진행되었다.

매 곡마다 잠깐의 조율을 하고 난 후에 연주를 시작했는데
나의 짧은 기타 지식으로는 저렇게 기타를 잡고 연주하는 것을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기껏해야 기독교 동아리에서 기타 반주 아니면 락 밴드같은 데서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는 것 등등의
그저 보컬을 위한 배경이 되는 기타 반주(반주라는 말 속에 왠지 배경음악이라는 느낌이 있지 않은가?)만 들어왔었는데, 기타 연주만으로 청중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저렇게 조용히 앉아서 클래시컬한 곡을 1시간씩이나 계속 연주하는 데 정말 시간 가는지를 몰랐다.
눈을 감고 혹은 그의 손을 바라보고, 가끔은 짧게 탄성을 질러가며 계속 집중해서 듣게 되었다.
기타를 저렇게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여태껏 모르고 살았다.

재미있는 것은 이 사람이 세 번이나 앙코르를 했다는 것이다.
연주가 끝난 후에 인사를 하고 기타를 가지고 들어가 버렸는데도 사람들이 박수가 그치지를 않앗다.
그러자 그 사람이 다시 나와서 인사를 하고 다른 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다시 인사를 하고 들어갔는데 역시 또 박수...
그리고 또 다시 나오고.
이것을 세 번정도 반복했고 마지막으로 연주한 다음에는 손사래를 치면서 들어갔다.
나랑 이딸로는 이것보면서 점점 연주하는 곡이 짧아진다고 좋아했다.

그리고 이것은 유튜브에서 찾은 이 사람의 연주 장면.



다음 달에 스톡홀름에서 하는 오케스트라에 한번 가자고 사람들을 잔뜩 꼬셔놨는데
그 역시 정말 기대가 된다. (이건 노다메 칸타빌레, 베토벤 바이러스 등의 영향이 크다)

그는 기타로만 말하는 사람이었다.
앙코르의 압박에 시달릴 때 몇 문장을 이야기한 것말고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으로 그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무엇으로 말하고 있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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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하고 싶은 포스팅


1. 개역개정판 성경과 그 이전 성경에 대한 비교 연구

언젠가 문모양의 질문을 듣고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었다.
정말 도대체 뭐가 그렇게 달라졌기에
전 기독교인이 2만원씩의 돈을 들여서 새성경을 구입해야만 했을까?
아직 여기 한인교회에서는 성경이 바뀌지 않아서
개역개정성경을 가져간 나로서는
매번 찬송가와 교독문을 찾을 때마다 정신이 혼미해지곤 한다.

2. 스웨덴에서 듣고 싶은 수업

이번 학기는 교수의 계략에 말려서 그닥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했지만
(대신에 필요한 수업을 듣고 있다)
다음 학기에는 정말 내가 듣고 싶은 수업을 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학기에 정말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하고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다.

스웨덴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과목.
예컨대, 북유럽 역사, 북유럽 언어, 북유럽 신화, 북유럽 종교사(!!!!!!!!)
같은 과목은 다른 나라에서 듣는 것보다
북유럽하면 생각나는 이 나라 스웨덴에서 듣는 게 훨씬 더 감질맛 나지 않겠는가?
한국에서도 들을 수 있는 수업으로 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아직까지 여기서 수업을 들어본 결과 설대 컴공이 훨씬 웁대 컴공보다 빡쎄다.

3. 웁살라 기숙사 탐방

웁살라에는 다양한 학생 기숙사들이 있다. 한국에서 기숙사에 지원하면서
도무지 기숙사들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아 아무거나 지원해서 왔고 그곳이 이곳이다. ㅡㅜ;;

이곳에 오려는 사람들을 위해 각 기숙사를 찾아다니면서
위치와 시설, 방세, 주변상가 등등을 포스팅하면 참 좋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이사할 가능성이 있는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4. 스웨덴 문학

이번에 기초 스웨덴어 2를 듣게 되면서 좋은 기회가 생겼다.
덕분에 스웨덴어 책 한권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게 숙제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다른 스웨덴 문학들을 찾아서 보면서
스웨덴인들의 정서와 꿈을 느끼고 싶다.
특히 시!!

짧아서 번역하기 쉬운 시를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조만간 포스팅할 수 있을 것같다.

5. 대학생들의 용돈관리

별 이상한 포스팅을 계획한다고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이번에 인문한 글쓰기 클럽에 올라온 자기소개글을 보면서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항상 적자에 시달리고
변변한 통장 하나조차 없는 나에 비해 다른 아이들은 적절하게 잘 관리하고 있었고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하고 있었다.

스웨덴애들도 마찬가지이다.
독립을 위해 주당 600~700크로나의 국가 지원금을 받긴 하지만 (복지국가!!!!!!!!!!!!!!!!!!!!!!!!!!!!!)
그것으로는 심하게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빚을 내서까지 대부분의 웁살라인들이 독립해서
학생 기숙사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로 치면
녹두에서 부모님이 같이 사는 아이가 서울대 기숙사로 들어가버리는 격이다!!
(웁살라는 정말 작은 스웨덴 제 4의 도시다)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요즘 자주 든다.
아마 이번 유학생활이 그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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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린네, 노을이.
린네의 생가에 갔을 때 만났던 사람이다.
우리를 가이드해주던 교수의 말로는
저 사람은 맨날 저렇게 시도때도 없이 린네처럼 옷을 입고 린네의 생가로 온다고 한다.
이 일을 거의 수십년 동안 해 왔는데, 갈수록 린네와 닮아지고 있다나..ㅋㅋㅋ
인생 저렇게 사는 것도 참 흥미로울 것만 같다)

대략 스웨덴에 온지도 열흘가량이 되었다.
내가 군대에서 많이 계산하던 식으로 하면
벌써 나는 1년이라는 교환학생의 시간의 1/36을 보낸 셈이다.
군대에서의 열흘과는 달리 심하게 빨리 지나버린 열흘이었다.

지금까지의 기후

의레 스웨덴은 추운 나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스웨덴도 여름은 무지 덥다.(반팔 세 벌 가져왔다.ㅠㅠ)
내가 처음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해도 쨍쨍 거리고
건물마다 그림자도 거의 없어서 태양을 피할 곳이 없을 정도였다.
빨래를 한 다음 바로 창가에 걸어두면 곧잘 마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한국의 여름과는 달리 매우 건조해서 그런것인지,
햇볕이 비치는 곳은 매우 더운 대신, 해가 비치지 않는 그늘은 서늘하고 좋았다.

그렇게 한 삼사일을 지내고 나서는 계속 비가 온다.
비가 왕창 쏟아지는 날도 있지만, 대략 부슬비가 온다.
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대략 날씨가 추워져서
아직 반팔티를 열심히 입고 다니는 나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긴팔,
그리고 심지어 코트를 입고 다니는 놈도 있다. (지금 8월인데...ㅠㅠ)
나도 어제는 방에서 추워서 잠이 안 왔다. ㅠㅠ 대략 3시간마다 깨고 정신없었다.
겨울이 아주 기대된다. ㅠㅠ


지금까지의 음식

두 번 다른 교환학생이랑 외식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내가 방에서 밥을 해서 먹었다.
(외식 한번 하려면 대략 만원이 상큼하게 사라진다. ㅠㅠ)
지금까지 밥물도 혼자 맞추어 본 적도 없었는데, 밥을 혼자 해 먹는게 상당히 재미있다.
첫 밥은 물기가 거의 없어 밥알이 따로 노는 짓을 하는 바람에 그 다음부터는
물을 많이 넣어서 상당히 죽이 된 밥을 먹고 있다.
반찬으로는 진성이가 넣어준 비빔고추장(고맙다. 이게 없었으면...)
, 그리고 소시지(단백질 보충용), 브로콜리(비타민 보충용)
가끔 삶은 계란까지 해서 먹는다.
 (소시지와 삶은 계란은 무려 보온되고 있는 밥통에 넣어서 조리한다. ㅡㅡ;;;)
덕분에 나에게 그릇은 밥그릇 하나랑 머그컵 하나가 있다.
설거지는 거의 30초만에 끝난다. ㅋ

거의 매일 매끼의 메뉴가 똑같지만, 매끼가 기대된다. 그만큼 배고프다. ㅠㅠ
할인할 때는 쌀 3kg에 30 크로나, 대략 한국돈으로 5000원 가량한다.
지금까지 먹어본 결과 1kg 이면 일주일을 대략 먹는 것같다.
간식을 절대로 안 먹기 때문에 대략 많이 배가 고프지만,
그럴 때마다 다음 식사에 밥을 많이 먹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참는다.
역시 한국사람은 밥심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과일이 비싼 곳이라 과일을 아직 한번도 못 먹었고, 대신에
요구르트가 싸기 때문에 요구르트를 사서 먹으면서 버티고 있다.
비타민은 대략 아까 말했던 브로콜리로 버틴다.
가끔 괴혈병에 걸릴까봐 ㄷㄷㄷ 거리며 요구르트를 사 나른다.


지금까지의 학교

8월동안에는 계속 스웨덴어 수업을 듣는다. 사실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유치원에 온 것같은 기분이다.
유럽쪽 애들은 대략 자기네들 언어와 비슷해서 인지 별로 부담감없이 배우는데,
토종한국인인 나로서는 영어로 설명하는 거 알아들으랴, 스웨덴어 따라하랴 아주 정신이 없다.
(다른 동양인으로는 싱가폴애가 있는데 이 놈들은 모국어가 영어라......)
하지만 재밌어서 한 달 일찍 온 것에 대한 후회는 생기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전세계에서 온(특히 유럽에서 많이 왔다) 교환학생들이랑 같이 지내고 있는데,
대략 다 영어를 엄청 잘 한다. 내가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기 때문에 상당히 난감하지만
군대식 눈치로 여전히 잘 해내고 있고, 수업을 따라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지금까지의 신앙생활

새벽기도를 시작해서 아침 5시에 일어난다.
여기서는 해가 일찍 떠서 그런건지,
아니면 아직도 시차에 제대로 적응을 못한 것인지,
정말로 시끄러운 알람시계에 대한 공포 때문인지
아침 5시에는 저절로 눈이 떠진다.
그러면 바로 컴퓨터로 가서 사랑의 교회 홈페이지로 들어가 특별새벽기도 영상을 보면서 같이 기도한다.
교회에 가서 기도하면 좋겠지만, 이 나라 상당히 기독교가 쇠락했다.
(교회도 잘 보이지 않고, 얘네들 교회에 잘 가지도 않는다. 인구의 5% 미만이 정기적으로 교회에 간다.)
그리고 나서는 좀 쉬다가 아침밥을 먹고 QT를 한다.
일용할 양식 책이 이제는 없는 관계로 '스펄젼의 아침묵상'이라는 책을 바탕으로 큐티를 한다.
한국에 있을 때는 가끔 빼먹던 주제에 여기에 와서는 단 한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 ㅠㅠ
눈을 뜰 때마다 두려움과 향수가 나를 덮치지만, 말씀으로 아침마다 새로이 힘을 얻는다.

아직 교회를 정하지 못했다. 스톡홀름에 대부분의 한인교회가 모여있는데,
스톡홀름까지는 아직 혼자 가본적도 없고, 혼자 찾아갈 자신도 사실 없다.
한국인 교환학생 대부분은 신앙이 없고(아직 신앙이 있는 사람을 하나도 못 만났다)
신앙이 있다고 하더라도 스톡홀름까지 가서 예배를 드릴 것같아 보이진 않는다.
이게 요즘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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