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관하여'에 해당되는 글 119건

  1. 2011년의 시작 2011.01.02
  2. 공대 조교가 학부 시험을 채점하는 방법 2010.12.11
  3. 100928 스타2 그리고 덱스터 2010.09.29
  4. 슈퍼스타K를 보면서. 2010.09.11

2011년의 시작

from 나에 관하여 2011. 1. 2. 22:47

블로그라는 것을 처음으로 배운 후로부터
해가 바뀐다든가 하는 큼직큼직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글을 쓰곤 했었다.

지금처럼 글을 쓰는 내내 정신이 산만하지 않았고,
모니터와 키보드에만 집중해서 글을 쓰는 것이 그 때에는 가능했었다.

2010년을 통하여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자제력을 모두 소모해버렸다.
그리고 그 결과, 2010년 12월 31일, 1월 1일, 2일까지의 총파업이 발생하였다.

아무런 의미있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마치 시간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처럼 
나는 삼일을 살았다.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덕분에 수염만 얼굴에 덥수룩 해졌고,
눈은 잠에 쩔어서 완전히 흐리멍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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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부분 생략)

9. 예전 교과서, 인터넷, 솔루션, 선배, 그리고 그 과목을 지금 듣고 있는 후배까지 동원해 모범 답안을 만든다. 
10. 모범 답안을 바탕으로 채점에 들어간다. 
11. 답안 상태는 총체적 난국이다. 제대로 쓴 답안도 없고, 글씨는 개떡같아 알아보기도 힘들고, 전혀 이상한 헛소리를 써놓은 답안이 대부분이다.
12. 10명정도 채점을 하고나자 특정 문제에서 부분점수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3. 부분점수를 주려면 이미 채점한 10명을 다시 채점해야 한다는 생각도 같이 떠오른다.
14. 귀찮으니까 일단 좀 더 채점해본다. 
15. 30명 쯤 채점을 하고나니 아까 거기서 부분점수를 주지 않으면 평균이 너무 낮게 나올것 같다. 
16. 결국 부분점수를 줘서 처음부터 다시 채점한다. 
17. 30+ 31명쯤 채점하다가 답안을 개판으로 작성해놔서 알아보긴 힘든데 자세히보니 답은 약간 다르지만 틀린 공식을 쓰진 않은 답안이 등장한다.
18. 이대로 틀렸다고 하면 분명 재검때 와서 난리를 부릴테니까 부분점수를 주기로 한다.
19. 근데 아까 뭔 소린지 알아볼 수 없어서 틀렸다고 하고 넘어갔던 한 명이 바로 이 방법을 써서 풀었다는게 떠올랐다. 
20. 거기도 부분점수를 줘야되니까 다시 그 답안지를 찾길 시작한다. 
21. 지금까지 채점한 61장을 다 뒤져서 간신히 문제의 답안지를 찾았는데, 공식을 쓰긴 했지만 제일 중요한 부분을 틀리게 써서 부분점수를 줄 수 없을것 같다. 
22. 답안지를 파쇄기에 넣고 갈아버리려다가 간신히 참는다. 채점을 진행한다. 
23. 거의 다 채점했다 싶은데, 이상하게 한 문제에서 오답율이 90%가 넘는다. 
24. 설마 내가 잘못풀었나 하면서 답안지를 확인한다.
25. 학생들의 답안도 뭔가 틀린건 아닌데 내꺼랑 미묘하게 달라서 자세히 보니 내가 푼 계산과정 중간에 부호 하나가 잘못된것 처럼 보여 자살을 결심하려다가 다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그래도 다행이 내 결과가 맞다. 
26. 소신을 갖고 그대로 채점한다. 
27. 채점이 끝나고 증거인멸을 위해 시험지를 모두 불태우려다가 선배한테 제지당한다.
28. 채점결과를 교수님께 보내드리고 인터넷에 게재한다.
29. 학부생들이 가장 바쁜날을 골라서 답안지 열람 및 재검 날짜를 정한다. 
30. 재검날 천재지변이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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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는 오유 근데 마치 내가 쓴 것같다...ㅡㅠ;;;; 
채점하기가 정말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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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동안
스타크래프트 2, 그리고 덱스터 시즌 1,2를 보느라고
폭풍같은 시간을 보냈다.

숙제도 있고, 해야 할 공부, 해야 할 일들이
연구실에서 교회에서 산더미이다.
이럴 시간이 없다.

그래서 이젠 덱스터 시즌 3를 봐야겠다.
(그러고보니 빌어먹을 그레이 아나토미도 새 시즌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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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팬다람쥐 때문에 
슈퍼스타K season 2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또 어쩌다 보니 처음 보자마자 
엄청난 사람들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정말 뛰어난 사람들도 있었고,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다 뜬금없이

오디션에 또 오디션에 심층면접까지 보는 그들을 보면서
그리고 온갖 평들과 날카로운 질문들을 받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나중에 Google이나 Microsoft에 들어가고자 할 때에도
저런 선발과정을 거쳐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 이전에 
나는 
저런 회사들에 들어갈 수 있을까 이미 포기한 듯한.

이미 마음 속에서 타협하고 있는...

지금부터라도 조금은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타고 나지도 못했고
노력하지도 못했고
사랑하지도 않는 일.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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