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 2004년 10월 29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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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우우우웅
사람들이 쳐다본다. 뭐야~~~ 버스타고 가는 사람 처음 보나?
계속 쳐다본다.
아 뭐냐고?
..........
말을 할라고 보니, 내 입이 계속 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내 입으로 이런 소리를 내고 있었다.
"부우우우우웅"
............................
작가가 소재가 떨어진게 확실하다. 빡쎈 시험으로
정신이 나갔거나......나를 이딴 캐릭터로
만들다니 말이다
어쨌든 버스 안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가만히 창밖을 바라본다. 여러가지 건물들, 오랜만에 나와보는 도심이다. 바다마을에 사는 나로서는 이런 곳은 정말 낯설고 오랜만이다.
한참을 걸어도 길에서 한 두 사람도 보기 힘든 우리 마을에 비해
이 곳엔 정말 사람이 많다. 난 사람을 좋아하는데, 참 좋은 동네야^^
나중에 크면 도시에 와서 살거다. 난. 우리 아버지는 어쩌지?
뭐~~~ 우리 아버지는, 원래 개인플레이를 잘하니까
시골에 내버려둬도.......으악 알았어요.
버스 창 위에 왠 벌레가 한 마리 보인다.
날개도 달렸네. 날파리인가? 혹시 숫개미 아니야?
잘 모르겠네, 생물 시간에 졸았거든......(윽 이 놈의 작가......)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벌레는 조금씩 조금씩 창 위로 기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날개를 펴서는
푸더더덕
날아오른다. (실제로 이런 소리가 났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날개가 부실한지
아니면 다쳐버린거지
푸푸푸푸푸
떨어져내린다.(역시 이런 소리가 났다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가 겨우 다시 창에 달라붙는다.
그리고 또다시 창을 타고 위로 올라간다.
어느 정도 기어 오르다가 다시 날개를 편다.
그래 넌 할 수 있어. 응원하고도 싶어진다.
하지만 다시 떨어져내린다.
창 위에는 아무 것도 없어
넌 나갈 수 없다고
이 창문은 고정창문이라서
열리지도 않는단 말이야
내 모습을 보는 것같았다.
아무것도 없는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모습.
누군가한테 들었던 거야?
그렇게 올라가면 뭔가 있다고?
여왕개미를 찾는거야?
그 쪽이 아니야......
저 쪽이라고......
다시 문득 돌아보았다. 개미는 여전히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날개를 폈다.
그 순간.
난, 휴지로, 그 개미를 뭉개버렸다.
차라리 그렇게 살바엔 죽는게 나아.
편히 쉬어라.
띠리리리리링.......
아 뭐야...
띠리리리리링.....
뭐 뭐냐고...
띠리리리리링....
꿈이었나?
아 몰라, 더 잘래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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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상자 안에 갇혔다.
이리저리 움직여 봤지만, 아무데도
출구가 없어보인다.
내가 어떻게 여기에 들어온거지.....
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난 몇 시간 후면 죽는데
이렇게, 이런 곳에서
죽을 수 없어.
어서 여기에서 나가야돼
이 짧은 삶동안
무엇인가를 남겨야 한다는
전혀 의미없는 존재
아무런 영향을 못 준 존재로
남고 싶지 않다는
본능적인 욕망은 이 존재로 하여금
유리에 살짝 깨진 부분을 발견하게 했다.
아 저기로 나가면 될꺼야. 저쪽으로 나가면
난 행복해 질 수가 있어.
날개를 펴본다.
하지만
날개는 아직 마르지도 않았다.
제대로 펴지지도 않는다.
물기가 많아서, 그리고 내게는
너무나 무거운 날개이다.
마치 내 것이 아닌것처럼
주루룩 떨어진다.
어쩔 수 없다.
다리로 올라가 봐야 겠다.
으으으으윽
하지만 난 다리를 쓰는
존재가 아니인가보다
다리가 끊어질 것만 같다.
날개를 다시 써봐야 겠다.
어느 정도 말랐다. 이제......
퍼더더덕
아아아아아아...
다시 떨어진다.
겨우 다시 붙었다.
이런 투명한 벽따위가 왜 나의 길을 막는거야
아무것도 없는 것같은데
왜 이렇게 단단한거야
도대체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거냐고.....
억울하다.
그러고보니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이상한 벽을 만드는 걸까?
거대한 인간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
알 수가 없다.
그냥 먹고 마시고, 즐기면 되는게 인생 아니야?
정말 짧은 인생인데.....
좀 즐기면서 살아야지, 왜 그렇게
일부로 힘들게 사는것일까?
우리 하루살이들 사이에 격언이 있다.
"오늘만 놀고, 내일 하자"
뭐 평생 놀잔 말이지...^^
인간들을 난 동정한다.
이러고 있는 사이에
날개가 다 말랐다. 이제는 더 이상 날개가
무겁지 않다. 아아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날개가 굳는거구나.
하하하하하하. 이제는 나갈 수 있다.
저 빈틈. 저쪽이다.
"자, 시작"
외치고, 날개를 편다.
하지만 갑자기 암흑이 몰려오더니,
그 이후로는 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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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 콜록
콜록, 콜록........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안해......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