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역 풍경
사쿠라기쵸 역 풍경
사쿠라기쵸역처럼
대방역도 충분히 아름다웠구나.
가까이 있는 아름다움은
못 보고
만날 이상만 쫓는 꼴이라니.
'토끼굴'에 해당되는 글 427건
- 토끼굴606 - 대방역 2011.01.29
- 토끼굴605 - 시계 2011.01.29
- 토끼굴605 - 토끼굴 1 2011.01.10
- 토끼굴604 - 비가역성 2011.01.10
대학원에 들어온 후에 나의 시계도 거꾸로만 갔었다.
미래를 바라보는 법을 잃어버리고,
자꾸 과거만 미화시키기에 바빴다.
롯의 아내가 자신의 옛 집이던 소돔을 뒤돌아 보았을 때
오르페우스가 사랑하는 아내 아우리디케를 확인하기 위해 뒤돌아 보았을 때
각각 소금기둥이 되어버리고,
아내를 사계에 영원히 빼앗겨 버렸듯이
나도 현재를 빼앗기고 있다.
토끼굴과 블로깅들이 한국에 돌아와서는 거의 완전히 멎었다.
그렇다고 하여
글을 안 쓰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생각없이 사는 것도 아니다.
스마트폰과 메모장 등에 계속 무엇인가를 기록하고 있었고,
블로깅을 하다가도 도중에 alt+f4를 누른 글들도 꽤 있었다.
내 삶이 재미가 없어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재미없는 이야기를 남들과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2010년과 2011년이 되어 내 성격이 많이 변해져 버린 것도
내 삶 속에서는 도무지 재밌는 일이 잘 안 벌어지기 때문이었다.
일분일초의 가장 미약한 시간이든,
수십년 단위의 무시못할 시간이든지 간에...
시간의 비가역성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법칙이다.
그나마 평등하기에 견딜 수 있을 뿐.
시간 앞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