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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끼굴537 - 외로움 2009.11.23
  2. 토끼굴536 - 설렘 2009.11.22
  3. 토끼굴535 - 이불 2009.11.16
  4. 토끼굴534 - 가을 2009.11.12

토끼굴537 - 외로움

from 토끼굴 2009. 11. 23. 22:48

혼자여도 그럭저럭 괜찮다고 자부했던 인생이
그 사람이 끼여들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 출처 미상

결국 결혼을 하고 내가 얻은 건
그래서 결국 배운 건
바로 고독이었다.
둘이 하나가 될 수 없음으로 느끼는 고독
고독은 홀로 있을 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둘이 있을 때 상대의 존재로 인해 느끼게 된다는 것
나는 남편을 얻고 고독을 배웠다.
- 출처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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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외로운 것은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날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끝내 외로운 것은

그 이와 나는 결국
진실된 의미로 일심동체가 될 수 없는
철저하게 분리된 다른 개체이며

매순간 함께 할 수 없게
삶이 우리를 끊임없이 내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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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536 - 설렘

from 토끼굴 2009. 11. 22. 02:56

그러고 보면
설레서 잠을 못 이뤄본 것은
고3 수능 전 날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는
긴장이나 기대때문에
잠을 못 이뤄본 적이 없다.

하다못해
대입 면접 전 날도,
입대 전 날도
출국 전 날도,
푹 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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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535 - 이불

from 토끼굴 2009. 11. 16. 22:16

Klaes Molenaer, 겨울 풍경, 1660



추위가 혹독해져야
그제서야
이불 속이 따뜻했다는 것을 아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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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534 - 가을

from 토끼굴 2009. 11. 12. 10:44


Jesse: (Holds his left hand up and briefly twirls his wedding ring with his left thumb.) I know...

- In Before Sunset

26살 (혹은 25살) 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요즘은 틈만 나면 코가 한없이 찡해진다.

모 대단한 일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짙은 푸른 색의 색의 스톡홀름항 바다를 우연히 사진으로 보게 되었을 때,
웁살라에 눈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Facebook에서 외국 친구들이 나마저도 더이상 걱정하지 않고 있는 나의 신종플루를 걱정할 때
한없이 힘겹고 황량한 인생을 살아온 [비포 선셋]의 제시의 저 말 한 마디에,
잎 하나 남아있지 않은 나무와 눈을 마주했을 때,
버둥버둥 살아가는 사람들의 굽은 등을 보았을 때.

슬프거나 한 것은 아니다.
내 머리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
눈물샘과 마음이 먼저 반응하여
내 코끝을 누른다.

가을을 타는걸까?

그러고보면 제일 잔인한 계절은 가을이다.

겨울은 희망도 없지만,
가을은 실낱같은 희망 그리고 약속된 절망만이 있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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