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굴'에 해당되는 글 427건

  1. 토끼굴648 - 지루함 1 2012.02.13
  2. 토끼굴647 - 지루한 꿈 2012.02.09
  3. 토끼굴646 - 어른 2012.02.05
  4. 토끼굴645 - 설날 2012.01.26

토끼굴648 - 지루함

from 토끼굴 2012. 2. 13. 05:10



여기에 온 이후로 나는 지루함과 싸우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적'이다. 

스웨덴에 있을 때는 딱히 지루한 지 몰랐던 것같은데...
도대체 주말에 뭘 하면서 시간을 보냈던걸까?

그러고 보면 날씨가 좋다고
웃통을 벗고 플로그스타 앞에 나가
잔디밭에 IKEA 가방을 찢어 만든 돗자리를 깔아 놓고
누워서 책을 읽고도 했었는데,
그것도 사실 심심해서 그랬던 것이겠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제일 먼저 잊혀지는 감정이,
지루함과 권태, 허무와 공허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 되돌아보면,
그 시간은 그냥 없었던 시간이 되고 만다. 

,

토끼굴647 - 지루한 꿈

from 토끼굴 2012. 2. 9. 04:24



지금 이 시간은 지루한 꿈이다.

지루하지만, 그래도 꿈이다.

빈 의자와 마주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유럽 한복판에 살면서
영어 한 마디 쓰지 않고 지나보내는 시간이 더 많지만,
한국에 돌아가 개드립을 치고 싶을 때도 많지만,

지루하지만 분명히 지금은 꿈,
마법의 시간.

다시 꿀 수 없는,
그리고 한없이 그리워할
꿈이다.

,

토끼굴646 - 어른

from 토끼굴 2012. 2. 5. 03:50


어른이 된다는 것은
몰랐었을 때 마냥 행복했던
불편한 진실들을 알아간다는 것이기도 하다.

전공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은 힘이지만,
삶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약일 수도 있다.

빌어먹을 어른의 사정
 
,

토끼굴645 - 설날

from 토끼굴 2012. 1. 26. 06:03


설날이 지난 지 며칠이 지나서야,
설날 특집으로 했었던 한국 방송들을 보면서,
시간을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토록 꿈꾸던 유럽에 왔지만,
한국에서 퇴근할 때처럼,
재밌게 이야기하며 밥 먹고 술 마시는 사람들을 
유리 안으로 들여다보면서,
라면을 장바구니에 가득 담고 방으로 돌아간다.

다 먹은 위스키 병을 물로 씻어 먹으면서
쓰잘데기없는 글을 끄작거리며,
잠을 청하지만 그나마도 찾아오지 오지 않는다.
,